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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둑도 도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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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 거리 화분 봄수난

대구 중구청 직원들은 최근 청사에 들어서자마자 화들짝 놀랐다.

청사 정문에 놓인 제라늄 꽃 화분 3개 중 2개의 꽃이 밤사이 뿌리째 사라진 것.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구청 주변 미관을 위해 화분을 바깥에 내놓은 게 화근이었다. 구청 한 공무원은 "구청 화분의 꽃을 뿌리째 훔쳐 갈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씁쓸해했다.

동구 공항교 아래에 설치된 화단에서도 지난달 초부터 꽃이 매일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붉은 튤립이 주 타깃이었다. 이에 화단을 조성한 동구청은 '꽃을 가져가지 마세요'라는 푯말 설치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관공서가 조성하고 있는 화단이나 화분의 꽃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봄이 오면서 구청들이 도심 미관을 위해 대로변, 구청 주변, 교량 등에 심고 있는 꽃들을 몰래 훔쳐가는 '꽃 절도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팬지, 데이지 등 화사한 색깔을 자랑하는 꽃이 많은 봄철에 이러한 사건이 더욱 빈발하고 있다. 모 구청 관계자는 "꽃을 좋아하는 어르신들이 별 문제의식 없이 한두 송이씩 뽑아가는 것 같다. '꽃 도둑, 책 도둑은 도둑도 아니다'는 인식이 문제"라며 "꽃은 구할 수 있는 시기가 연중 1, 2주 정도로 정해져 있는데 화단 꽃 중 일부가 사라지면 같은 종류의 꽃을 다시 구하기가 어려워 예쁘게 가꾼 화단이나 화분 등이 보기 싫어진다"고 했다.

구청들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 '꽃 절도' 예방에 나섰다.

'제 집은 여기예요' '화분에서 살고 싶어요' 같은 애교 섞인 글귀를 적은 푯말을 설치하거나 줄기나 화분을 근처 난간 등에 철사로 묶기도 하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렇지만 꽃을 훔쳐갔다고 경찰에 신고까지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가져가는 꽃이 몇 송이 되지 않고 금액도 한 송이당 1천원 안팎에 불과한데다 구청 입장에선 꽃을 가져갔다고 주민을 처벌하는 것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공서가 도심에 심은 꽃을 가져가는 것은 절도죄에 해당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중구청 한 관계자는 "도심 속 꽃들은 시민 모두의 즐거움을 위해 만든 공동의 자산"이라며 "꽃으로 밝아진 도심 미관을 이웃과 함께 즐기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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