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 구자욱, 2루수 백상원, 3루수 김태완, 유격수 김재현, 외야수 강봉규'박찬도'우동균'이영욱, 포수 이흥련.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의 각 포지션별 백업요원들이다. 다른 팀이라면 주전으로 뛸 만한 실력을 갖췄지만 디펜딩 챔피언인 삼성 소속인 까닭에 '미생'의 서러움을 견디고 있는 선수들이다.
시범경기 성적도 준수하다. 타석 수에 차이가 있지만 구자욱이 0.293, 백상원이 0.313, 김재현이 0.364, 강봉규가 0.471, 박찬도가 0.333, 우동균이 0.250, 이영욱이 0.143, 이흥련이 0.375의 타율을 기록했다. 이들만으로 팀을 꾸려도 KBO리그에서 중간은 할 것이란 얘기가 나올 만하다. 김태완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도중 허리 통증으로 일찍 귀국한 뒤 부상 치료와 재활에 전념, 시범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삼성이 우승을 향해 순항하려면 이들이 정규시즌에 들어가서도 감초 역할을 해줘야 한다. 진갑용'이승엽'박한이'최형우'박석민 등 3040세대가 된 주전들의 체력 부담과 부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팀의 128경기에 모두 출장한 선수는 유격수 김상수가 유일했다.
삼성에서 주전으로 도약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삼성의 '베스트 멤버'는 각 포지션별로 리그 최상위권의 기량을 뽐낸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도 전원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류중일 삼성 감독 역시 주전들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신인왕 후보였던 박해민은 해외 전지훈련 캠프에도 가보지 못한 '전력 외 선수'였지만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해민의 '깜짝 스타' 등극이 팀 전체의 분위기에도 플러스 알파가 됐음은 물론이다.
올해 특히 주목받는 선수는 구자욱'박찬도'백상원이다. 구자욱은 주전 1루수 채태인이 재활에서 복귀하는 4월 중순까지는 선발 출장이 유력하다. 또 박해민과 입단 동기이자 육성선수(신고선수에서 명칭 변경)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박찬도는 뛰어난 스피드'타격감을 앞세워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백상원은 외야보다 자원이 부족한 내야수라는 장점을 안고 있다. 더군다나 '만능 내야수'인 조동찬이 무릎 수술에 따라 상반기 출장이 힘든 상황이다.
채태인이 가세한다면 이들이 노려볼 만한 타순은 지난해 박해민이 꿰찬 7번이 거의 유일하다. 1~6번은 나바로'박한이'채태인'최형우'박석민'이승엽이 고정적이다. 8번은 포수 이지영'진갑용의 몫이고, 9번은 김상수가 터줏대감이다.
구자욱'박찬도'박해민 등 발 빠른 선수들은 7번 타선에서 제2의 테이블세터 역할도 기대된다. 7번 타자가 출루한 뒤 8'9번에서 진루타를 날려주면 '4번 같은 1번 타자' 나바로에게 타점 양산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다.
주전 발탁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완생'을 꿈꾸는 선수들의 눈빛도 의욕으로 충만하다. "자리는 스스로 지키는 것"이란 표현으로 경쟁심을 자극하는 류 감독의 용병술이 야구 보는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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