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겉치레 의전 폐지' 확산 바람

입장식 축포·거대 조형물 금지

포항'영천시가 자치단체장의 보여주기식 행사 참석 줄이기 및 행사장 내빈석 폐지 등 겉치레 의전을 없애기로 한(본지 24일 자 5면 보도) 가운데 경북도민체전 행사 진행도 확 바뀔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 내 기초단체장들이 "입장식부터 예년에 비해 크게 간소화하자"고 합의를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도내 전역으로 '보여주기식 행사를 없애자'는 목소리가 더욱 확산, 행정기관이나 각 단체의 행사 규모와 내용이 크게 간소화하는 일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민선 6기 경상북도 시장'군수협의회(회장 남유진 구미시장)는 25일 경산에서 열린 제5차 정기회에서 5월 영주에서 개최되는 제53회 경북도민체전 입장식 때 화약, 폭죽, 축포(종이꽃가루)와 차량을 이용한 거대 조형물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1t 이상 차량을 대회장에 들이지 말자는 의견을 제기, 일부 반대가 있었지만 행사 간소화 차원에서 동력을 이용한 차량 입장을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밀거나 당겨 이동할 수 있는 조형물만 활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

그동안 경북도 내 시장'군수들은 물론 체육회도 "매년 시'군에서 돌아가면서 개최되는 경북도민체전과 생활체육대회 입장식이 시'군 간 과열 경쟁으로 점점 화려해지고 대형화하면서 경비 낭비 논란과 안전사고까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게다가 '겉치레 행사'가 늘어나면서 입장식 및 공개행사 시간이 길어졌고, 결국 경기 참가 선수들의 피로도 누적에다 과다한 불꽃 폭죽 및 축포 사용으로 인한 소음, 조형물 운반 트럭의 경기장 출입으로 육상트랙 손실 등의 문제점이 잇따라 지적돼 왔다.

경산시 한 관계자는 "도민체전 입장식 간소화 등의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거론돼 왔으나 정작 아무도 총대를 메는 이가 없었다"며 "그러나 최근 포항과 영천에서 자치단체장들이 '큰 결단'을 내려주면서 행사 간소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앞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더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내 각 지자체 의전담당자들은 "행사 및 의전 간소화 방침은 행사 주인공이 기존 기관단체장에서 실제 행사의 주역이나 시민 중심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내빈 소개, 축사로 이어지는 기존 행사는 엄청난 행정력 낭비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폐단이 이제는 사라지게 됐다"고 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는 겉치레 행사를 대폭 줄이지만 도민체전이 경북의 큰 잔치인 만큼 분위기 조성과 지역홍보를 위한 작은 홍보 조형물은 참가 시'군의 자율에 맡기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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