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기술이 도입된 도시철도 3호선. 하지만 이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자동화된 3호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해야 하고, 이들이 각자 위치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교육과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통합관제실과 역사, 전동차 등지에서 3호선의 안전과 시민 편의를 책임질 사람들을 만나 각자의 역할을 살펴봤다.
◆3호선의 두뇌 '통합관제실'
23일 오후 3시쯤 대구 북구 동호동 칠곡차량기지 내 통합관제실.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직원 10여 명이 운영'전력'고객관제 등 각자의 자리에서 상황파악에 나섰다. 직원들은 CCTV화면 모니터와 각종 계기판을 확인한 뒤 무전기와 전화를 붙잡고 "소방 합동훈련 시작, 역사에 불이 났으니 승객은 신속하게 대피 바란다"고 상황을 전파했다.
화면에 연기로 가득한 어린이회관역 내부 모습이 비쳤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몇몇 사람이 몸을 숙이고 빠르게 이동했다. 운영관제에서 곧바로 선로 위 전동차(13편성)에 인근 역에 멈추도록 지시를 내렸다. 역에서 출발하려던 전동차는 그대로 멈췄고, 운행 중이던 전동차는 다음 역에 진입한 뒤 정차했다.
전력관제에서 모든 선로와 역사로 연결된 전기를 차단했다. 전력관제차장이 모든 전기 공급이 중단된 것을 확인하고서 운영관제에 보고했고, 곧바로 전동차와 역사 등에 전달됐다. 이어 3호선 4개 역에서 방화에 의한 역사'열차 화재진압 훈련과 굴절사다리차를 이용한 구조 훈련이 진행됐다.
이날 통합관제실에는 3호선의 모든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935대(전동차 224대, 역사 711대)의 CCTV를 통해 전동차와 역사 승강장, 대합실, 계단 등 3호선 구석구석을 볼 수 있었다. 훈련이 벌어진 역의 CCTV 화면이 팝업창으로 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3호선의 '두뇌' 역할을 하는 통합관제실은 운영관제와 전력관제, 고객관제 등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본선과 차량기지의 모든 전동차 운행을 제어하는 운영관제는 운행에 장애가 생겼을 때 이에 대한 조치와 사고복구를 지휘'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또 본선에서 이뤄지는 야간작업 운행통제도 맡는다. 전력관제는 선로와 역사, 기지에 공급하는 모든 전력을 관장한다. 고객관제는 CCTV 화면 모니터링을 통해 승강기와 소화시설, 역사셔터 등 자동화설비를 제어하고, 민원 콜센터도 운영한다.
기존 1, 2호선은 도시철도공사 본사 안에 있지만, 3호선은 차량기지 내 독립적으로 설치돼 있다. 또 관제 사이에 가림막을 없애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무인운영체제를 염두에 둔 관제중심형 업무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현장 우선의 업무체계를 구축하고, 장애발생 때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모두 34명(관제팀장 1명 포함)이 근무하는 통합관제실은 운영관제(12명)와 전력관제(7명), 고객관제(14명)가 각각 3조 2교대 형태로 운영한다.
◆최일선의 '역 인력과 전동차 안전요원'
3호선은 전국 도시철도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운영인력혁신'을 도입, 역과 전동차 등의 근무인원을 대폭 줄였다. 더불어 사무와 전기, 기계, 통신 등 각 분야 인력이 함께 근무하는 근무 형태를 통해 경영 효율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3호선 전체 운영인력은 395명. 이 가운데 역 인력이 118명이고 전동차 등 안전요원이 80명이다. 이외에 차량 및 시설물유지보수관리 인력 163명이 있고, 나머지는 관제인력이다. 이는 경전철을 운행 중인 부산 4호선과 비교했을 때 역당 인력은 33%, 1㎞당 인력은 15% 절감한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이들 3호선 인력 가운데 현장 최일선에 배치돼 안전 운행과 이용 편의를 책임지는 사람들이 바로 역 인력이다. 역은 전체 30개 역을 6개씩 묶어 모두 5개 관리역 단위로 운영된다. 관리역당 23명이 배치되는데, 이 중 순회요원 21명이다.
직종별로 보면 관리역장 5명에 사무직이 33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전기'기계'통신'전자직 등이 각각 19명이고, 신호직이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3조 2교대로 나눠 일한다.
역 인력의 경우 1, 2호선은 한 역당 10명 정도인데 비해 3호선은 4명으로 절반 이하 수준이다. 대신 사무와 전기, 기계, 통신, 전자 등 각 직종을 한 조에 묶어 통합 근무하도록 했다. 이들은 6개 역을 순회하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현장에서 즉각 대응한다. 특히 기술직 직원들도 순회요원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전기와 통신, 전자 등 기술적인 문제에 곧바로 대응하기 용이하다.
전동차 안전요원은 현장에서 승객을 직접 상대한다. 이들은 전동차에 1명씩 탑승해 전동차의 운행 상태를 실시간 살펴서 관제실과 검수실에 전달한다. 전동차는 무인자동운전형태로 운행되기 때문에 안전요원은 평소에 승객의 탑승과 하차, 전동차 내 안내 등의 업무를 하고, 비상상황에선 직접 수동으로 전동차를 운전한다. 또 대피를 해야 할 경우 전동차 앞뒤나 옆문으로 대피로를 확보하거나, 스파이럴 슈트를 설치한다.
안전요원은 관리직을 포함해 모두 80명이다. 비번과 휴무를 제외하고, 주간에 30명, 야간에 10명이 근무한다.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은 9시간 15분(열차 탑승 6시간 20분)으로 짜여 있다.
이태명 3호선 4관리역장은 "사무직과 기술직 가리지 않고 승객 안내 등 역 사무와 전기'통신 같은 기술적인 문제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한 사람이 감당해야 할 몫이 커 업무 집중도가 높다"며 "숙달되지 않으면 유기적인 운영이 힘들고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개통 후 상황에 맞춰 보완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참 말이 기시네" "저보다 아는게 없네"…李질책에 진땀뺀 인국공 사장
[단독] 정동영, 통일교 사태 터지자 국정원장 만났다
장동혁 '만사혁통' 카페 가입시 사상검증? "평소 한동훈 부르는 호칭은?"
[인터뷰]'비비고 신화' 이끌던 최은석 의원, 국회로 간 CEO 눈에 보인 정치는?
李대통령 "종편, 그게 방송인지 편파 유튜브인지 의심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