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봉 대아가족(이하 대아) 명예회장이 지난달 23일 향년 88로 별세(본지 3월 24일 자 32면 보도)하면서 황 명예회장이 일군 재산의 상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때 '한강 이남 최고 부자'로 불리던 황 명예회장은 지난 2009년 그룹 창립 42주년 기념식에서 계열사 분리를 선언하며 일찌감치 재산 나누기에 들어갔다. 당시 황 명예회장은 그룹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장남 황인찬(63) 대아그룹 회장에게 국내외 해운업과 리조트'호텔'학교법인'포스코 도장업체인 인앤씨를 통합해 대아고속해운 회장을 맡겼다. 차남 황인규(61) 레저 부문 부회장에게는 보문개발'경주컨트리클럽'대아여행사 등의 경영권을, 삼남 황인철(59) 금융 부문 부회장에게는 대아상호저축은행'대아산업개발 등을 각각 맡겼다.
대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부자간'형제간에 재산 관련 잡음이 표면화한 것은 지난 2013년 차남 인규 씨가 구속되면서부터다. 인규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여행사를 위해 중국 동방항공 한국지사장에게 53억4천700만원의 돈을 건넸고, 이 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허위로 유류할증료를 발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사 돈 37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3년형을 받았다.
이때를 전후해 황 명예회장이 대표로 있던 ㈜보문개발은 차남 인규 씨 소유의 포항 땅 1천100㎡와 서울의 신사동 연면적 2천148㎡ 건물을 압류했다. 가압류 금액은 땅과 건물 각각 105억원. 장남인 황인찬 대아고속해운 회장도 지난해 6월 인규 씨 명의의 서울 신사동 건물에 대해 채권자 자격으로 경매를 신청했다 취하했고, 이에 앞서 지난 2013년 8월에는 차남 인규 씨가 삼남 인철 씨의 재산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하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황 명예회장이 최근까지 이들 회사의 경영에 간접적으로나마 관여해 완벽한 계열분리와 재산분할이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어 분란의 소지를 남기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황 명예회장의 지분이 대아그룹 회사들에 적지 않게 남아 있고, 아들 삼 형제도 회사별로 거래와 채권 채무'상호 보증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또한 대아그룹의 확장기에 전국 곳곳에서 취득한 부동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엄청난 상속세 마련 문제 등도 걸려 있다. 이 때문에 향후 형제간 지분정리 작업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것이 포항 상공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황 명예회장의 장례 이후 일간지에 게재한 부고 인사에 등장하는 법인만 해도 19개에 달한다. 대아 관계자는 "이미 계열분리를 다 해 놓은 상황이라 특별한 잡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황 명예회장에 대한 49재가 끝나면 상속 관련 절차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포항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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