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전식품 '해썹' 인증, 흔들리는 소비자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검찰도 속고 먹은 안전식품(?)'

2일 대구지역 관공서와 학교 등에 가짜 해썹 인증마크를 부착한 식자재를 납품한 축산물 유통업체가 달서경찰서에 적발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축산물 유통업자 A(39) 씨는 올해 1월 30일부터 최근까지 대구지검 서부지청과 중구청 등 관공서를 비롯해 일선 고등학교, 성서산단 업체 등 15곳에 매달 600만원 상당의 허위 해썹 인증마크를 단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한 식품의 선택 기준인 '해썹' 인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인증을 받은 업체가 안전성이 떨어지는 식재료를 사용하거나 가짜 인증까지 판을 치면서 소비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해썹은 식품의 원료 관리부터 유통 등 모든 과정에서 위해한 물질이 식품에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도입됐지만 해썹 인증 업체가 식품 안전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잦다.

지난 2월 폐기물로 버려지는 계란으로 식품 원료를 만들어 제과'제빵 회사에 공급한 경기도 평택의 한 계란가공공장이나 지난해 10월 대장균군이 검출된 제품 약 42t을 재활용해 새로운 제품과 섞어 일명 '대장균 시리얼'을 만든 동서식품 모두 해썹 인증업체였다.

더욱이 최근 인증마크 도용까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한 식품유통업체 대표는 "해썹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식품제조업체는 보통 1억~2억원가량, 축산업체의 경우 2억~3억원 정도 든다. 그렇다 보니 인증을 도용해 이런 비용을 아끼려는 영세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제조업체 대표 김모(51) 씨는 "1억원의 비용을 들여 해썹 인증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제품 안전성에 대해 거래처의 문의가 많아졌다. 큰돈을 들여 인증을 받았는데 해썹의 이미지가 많이 손상된 것 같아 속상하다"고 했다.

최영선 대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해썹 인증의 시스템 자체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업체의 양심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한 단속 및 적절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해썹(HACCP'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식품의 원재료부터 제조, 가공, 보존, 유통, 조리 단계를 거쳐 최종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의 각 단계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위해 요소를 규명하고, 자율적이며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로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는 위생관리체계를 뜻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