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싸고 또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1982년 처음 제기된 뒤 벌써 네 번째다. 그때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과 문화재, 환경훼손이라는 반대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번에는 최길영 대구시의원이 불을 지폈다. 최 의원은 2일 제232회 임시회 자유발언을 통해 "갓바위는 연간 500만 명이 찾는 대구시의 대표 불교 관광지인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민간 건설'관광업체와 대구시는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검토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김부섭 대구시 녹색환경국장은 "시의회에서 새로운 정책 제안을 한 만큼 사전 환경 검증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고 갓바위가 소재한 경산시는 신중한 입장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은 "팔공산의 국립공원 지정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판국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며 "기존 케이블카도 운영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만큼 관광 수익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아 케이블카 때문에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산시 또한 갓바위가 경산시에 속해 있는 문화재인 만큼 일대 개발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영조 경산시장은 "대구 쪽에서 갓바위까지 올라가려면 1시간 정도 걸리지만 경산에서 올라가면 20분밖에 안 걸리기 때문에 케이블카 설치 필요성에 의구심이 든다"며 "대구시, 불교계, 환경단체 등이 한자리에 모여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불교계 역시 신중하다. 공식적으로 케이블카 설치에 찬성이나 반대 의사를 표하지는 않았지만 원칙적으로 자연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검토해 볼 수는 있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갓바위를 관리하는 선본사 주지를 지낸 현 동화사 주지 덕문 스님은 지난해 가을 권영진 대구시장을 만나 팔공산 일대에 흩어져 있는 풍부한 역사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개발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며 케이블카 문제도 그런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 논란은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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