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심리학 / 엘런 싱크먼 지음/ 배충효 옮김/ 책세상 펴냄
성형외과에서는 '상담을 시작한 후 5분 동안 한 번도 웃지 않는 사람에게는 수술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웃음이 없는 사람은 성형을 아무리 잘해도 예뻐지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성형수술을 자신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지팡이'로 오해하지만, 결국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이 책은 '아름다운 자기'를 창조하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미를 향한 욕망 속에 복잡하게 얽힌 아름다움의 심리를 본격적으로 탐색한 책이다. 현대프로이트학회에서 수여하는 미국 최고의 심리학상 2회 수상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엘런 싱크먼은 이 책을 통해 미에 관한 오랜 지적 관심과 수십 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면서 아름다움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는 계기를 제공한다.
예뻐지고 싶은 마음과 예뻐지려는 노력은 그 자체로 질병도, 사회적 문제도 아니다. 다만, 신체 이미지는 자기애와 자기정체성과 긴밀한 내적 역학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칫 아름다움을 향한 본능이 잘못 인도돼 예뻐지려는 욕망이 정상적인 수위를 벗어나면 성형중독, 거식증, 폭식증, 신체변형장애 등의 병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유명해지기 전에 난 못생긴 편이었다. 명성이 나를 아름답게 만들었다"라는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아름다움이 쌍꺼풀과 오뚝한 콧날, 갸름한 턱선, 식스팩에서 비롯되는 것만은 분명 아니다.
이 책은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여성의 심리를 다각적으로 통찰함으로써 아름다움을 향한 왜곡된 시선, 그리고 뒤엉킨 마음을 풀어내고 아름다움의 자리를 새롭게 복원시킨다. 372쪽, 1만7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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