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주말 무료 시승 행사를 통해 '인기'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안전과 이용 편의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역사에 비가 새 안전사고 우려가 있고 개방형 역사인 탓에 안내방송이 잘 들리지 않는 등 시민들의 이용 편의상 개통 전 보완해야 할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시승 첫날인 18일 오전 서문시장역 승강장에 사람들이 몰려 도착한 전동차에 승객들이 모두 타지 못하면서 출입문에 일부 승객이 끼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또 이날 동천역에선 스크린도어에 승객 신발이 끼여 훼손되는 사고도 벌어졌다.
특히 많은 사람이 몰린 어린이 전용 전동차는 과다 승차로 인해 출발이 지연되는 일이 생겼다. 안전 운행을 위해 하차 안내방송을 했지만 어린이 전용 전동차 승객들이 하차를 머뭇거리면서 제때 출발하지 못한 것.
부모의 손을 놓친 미아가 발생하기도 했다. 18일 오전 11시 20분쯤 서문시장역의 용지역 방향 승강장에서 김모(37) 씨는 6살 딸이 전동차를 먼저 타고 출발하는 일이 발생했다. 김 씨와 부인 등은 내리는 승객이 많아 미처 타지 못했다. 다행히 승객의 도움으로 딸은 다음 역인 신남역에서 역 직원의 안내를 받아 김 씨와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역사 내 안내방송이 잘 들리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왔다. 승강장에서 "문이 닫힙니다. 열차가 들어옵니다. 출발합니다" 등 안내방송을 내보냈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문이 닫히는지 모른 채 전동차에 오르는 일이 생겼다. 3호선 역사가 지상인데다 밀폐형이 아닌 개방형이라서 외부 소음이 많고, 안내방송 음향도 외부로 퍼지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역 승강장 양방향에 2명씩 직원이 나와 목소리로 상황을 알려야 했다.
3호선 시설은 외부 날씨에도 취약점을 드러냈다. 비가 내린 19일 범물역 2층 대합실 개집표기 근처에 빗물이 새자 역 직원이 빗물을 받기 위해 물통을 받쳐놓았다. 빗물이 떨어지면서 개집표기에 튀었고 전기로 운영되는 개집표기를 보호하기 위해 기기 절반을 비닐로 덮어야 했다.
비로 인해 역사로 진입하는 계단과 승강장, 전동차 내 바닥 등에도 물기가 있어, 미끄러질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승객 김모(43) 씨는 "사람들이 많이 몰릴 때는 정차시간을 늘리고 승강장 안전요원을 배치해 사고를 막아야 할 것 같다"며 "문 개폐 과정에서 신체 일부나 가방 등이 문에 끼였는데도 문이 열리지 않는 등 감지센서가 1, 2호선에 비해 둔감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어린이 전용 전동차 시각표를 역마다 부착해 시간에 맞춰 분산 탑승하도록 유도하고, 역에 본사 직원을 추가로 배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것"이라며 "무료시승 때 드러난 문제점을 개통 전까지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무료시승행사는 20일 오후 5시에 끝나며, 21일은 프로그램 및 시스템 점검을 위해 운행을 중지한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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