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결혼 예정인 노민정(31'여) 씨는 '특별한'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 축의금 일부를 어려운 어린이들을 돕는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축의금 기부 사실을 청첩장에도 써넣어 좋은 일에 함께한다는 기쁨도 나눌 생각이다. 노 씨는 "신랑과는 해외자원봉사를 하면서 만났는데 평소 나눔에 관심이 많았다. 기쁜 일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처럼 하객들과 함께 나누면 수백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기부하는 '나눔 경조사'가 확산되고 있다. 나눔 경조사는 유명인들로부터 시작돼 이제는 기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1일 결혼식을 올린 박철민'조영남 씨 부부는 '나눔 결혼식'을 올렸다. 이 부부는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치르지 못하는 저소득 다문화 부부를 위해 써달라"며 결혼 비용 중 100만원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박 씨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이 나눔을 통해 더 특별해진 것 같다.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가정을 이룬 저소득 다문화 부부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결혼 자금 중 일부를 기부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돌잔치 축의금으로 아이에게 생애 첫 나눔을 선물하는 부모들도 있다.
최규현(44'경북 영천) 씨는 지난해 5월 아들 호연(2) 군의 돌잔치 비용 중 50만원을 임고면 주민센터에 기부했다. 최 씨는 "아이가 바르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하게 됐다"며 성금을 임고면에 거주하는 저소득 노인의 긴급 생계비로 지정 기부했다.
고인(故人)을 기리기 위한 부의금 기부도 등장했다.
정영화 신행건설 대표는 지난달 부친상을 치른 뒤 받은 부의금으로 나눔을 실천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부친이 50년 가까이 거주했던 대구 남구의 저소득층을 위해 20㎏ 쌀 100포대를 27일 남구청에 전달한다. 정 대표는 "선친이 오랫동안 남구에 사시며 어려운 주변 이웃들에 대해 관심이 많으셔서 그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남구 지역에 쌀을 전달하게 됐다. 부의금 기부를 결정하며 선친의 삶을 한 번 더 돌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축의금이나 부의금 등으로 특별한 기부를 하려는 이들이 점차 늘면서 모금회에서도 결혼 축의금 일부를 기부하는 나눔 결혼식과 아이 돌잔치 축의금으로 첫 나눔을 실천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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