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려운 이웃 살포시 챙기는 '대구 기업들'

택배·포장업체 '웰컴즈', 중구 ELA 어학원, 도시락 업체 '따신밥 한그릇'

마을기업
마을기업 '따신밥 한그릇' 관계자들이 주민들에게 전달해 줄 반찬을 만드는 모습. 대구자원봉사능력개발원 제공

"이웃이니까 당연히 정을 나누는 거죠."

대구 중구에 본사를 둔 사회적기업 ' 웰컴즈' 김재현(46) 대표. 노인 40여 명을 고용해 택배와 제품포장업을 하는 김 대표는 얼마 전 경북 고령군에 중구 주민을 위한 텃밭 3천300여㎡(1천 여평)를 마련했다.

김 대표는 "노인분 중 텃밭 가꾸기를 원하는 이들이 많지만 도심에 사는 노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얼마전 귀농한 지인이 개인 사정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돼 그곳을 빌려 이웃 주민들을 위한 무료 주말농장으로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주말농장을 갖기 원하는 중구 주민들은 누구나 중구청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개인은 33㎡(10평), 회사나 단체는 규모에 따라 선착순으로 신청하면 된다. 김 대표는 "대구에서 크게 멀지 않은 농지를 방치하지 않아도 돼 좋고 이웃 주민에게는 주말에 나들이 기회도 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다.

지난 2010년 9월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예비 사회적기업을 만든 김 대표는 "이웃끼리 서로가 조금씩 정을 내면 우리 사회가 훨씬 더 따뜻해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중구 ELA어학원도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10명을 대상으로 무료 토익, 회화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는 무료 수강권 추첨 행사를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지역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무료 수강 결정을 내렸다.

교재도 모두 학원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학원 측은 공부에 열의를 가진 학생들로 수강 분위기가 더 좋아져 기존 수강생의 학업 성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LA어학원 김준규 부장은 "공부에 열의를 가지고 있지만 형편상 공부하지 못했던 학생들이 이번 기회에 큰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면 앞으로 무료 수강 인원도 늘려갈 계획이다"고 했다. 수강생은 중구청 복지지원과를 통해 이달 중으로 선발되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수강에 들어간다.

어려운 가정에 정기적으로 반찬을 배달해주는 업체도 있다.

서구 평리동에 위치한 도시락 제조'판매 마을기업 '따신밥 한그릇'은 2012년 1월부터 4년째 형편이 어려운 주변 20가구에 매주 한 차례씩 반찬을 배달한다.

이 업체 윤승걸(47) 대표는 "서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쪽방촌에 거주하는 분들이나 홀몸노인이 많아 반찬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며 "옳은 반찬 없이 식사를 하던 분들이 우리 회사가 제공한 반찬으로 식사를 챙겨 드시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따신밥 한그릇'은 주민센터에서 추천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번에 2, 3일치 반찬을 제공하고 있다.

윤 대표는 "우리 회사뿐 아니라 각자 특성에 맞게 이웃 봉사에 나서는 기업들이 최근 들어 많이 늘고 있다"며 "기업들의 사회 봉사는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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