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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책!]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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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강준만 지음/ 인물과 사상사 펴냄

우리 사회에 '갑질'은 도처에 만연해 있다. 갑질은 결코 권력을 가진 사람들만이 저지르는 게 아니다. 전 국민의 내면화된 삶의 기본 양식이 돼 버렸다.

시대의 논객 강준만 교수가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는 이론을 들고 한국 사회를 총체적으로 해부했다. 그동안 우리는 출세와 신분 상승의 모델로 '개천에서 용이 많이 나야 된다'는 관점을 공유해왔다. 강 교수는 이를 통렬하게 뒤엎는다. 그는 우리 사회가 개천에 사는 모든 미꾸라지가 용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이론적 면죄부를 앞세워 극소수의 용이 모든 걸 독식하게 하는 '승자독식주의'를 용인하는 집단적 자기기만과 자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모두가 용이 될 수 없는 현실에서 용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과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지, 용이 되지 못한 실패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좌절과 패배감을 맛봐야 하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강 교수는 '개천에서 용 나는' 모델은 신분 상승을 이룰 수 있는 '코리언 드림'의 토대지만, 동시에 사회적 신분 서열제와 더불어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왜곡된 능력주의, 즉 '갑질'이라는 실천 방식을 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간 격차, 학력과 학벌 임금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와 이에 따른 '갑질'이 사회의 병폐로 부상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수면 시간이 가장 짧고, 노동 시간은 가장 길며,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와 관련한 끔찍한 통계를 자랑한다. 저자는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세계 최저의 출산율만으로도 그 전쟁의 참혹함을 짐작할 수 있다"며 과연 이대로 좋은지 매서운 질문을 던진다. 356쪽, 1만5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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