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사람 "생긴대로 살지 성형 왜 해요" 몰래 가서 '메스'

겉으로는 수술에 부정적 태도, 실제론 다른 지역보다 많이 해

성형수술에 대한 지역민들의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적인 정서로 성형수술 사실을 드러내거나 성형수술을 받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실제로는 외모에 관심이 많고 성형수술을 받는 비율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대구경북 주민 170명 등 전국의 성인 1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외모와 성형수술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경우, 응답자 중 15%가 성형수술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인천(21%)'서울(18%), 대전'세종'충청(19%)에 비해 낮고, 부산'울산'경남(15%)과 같거나 광주'전라(12%)보다는 높은 수치다.

외모에 자신이 있다는 응답률도 43%로 서울(41%), 광주'전라(42%), 부산'울산'경남(41%), 대전'세종'충청(21%)보다 높아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결혼 전 여성의 성형수술에 대해서도 32%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응답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보수적인 지역 정서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실제 성형수술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9%가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1명은 성형수술을 받은 셈. 이 비율은 광주'전라(10%)보다 조금 낮았다. 하지만 대전'충청, 부산'울산'경남 8%, 서울 7%, 인천'경기 6% 등을 앞섰다.

성형외과 인프라도 좋은 편이다. 대구의 인구 10만 명당 성형외과 전문의 수는 3.71명으로 서울(7.25명)에 이어 전국 두 번째다.

이 같은 이중적인 태도는 실제 성형외과병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성형수술을 원하는 여성들의 요구 중 첫 번째는 "티 안 나게 해주세요"라는 것.

얼굴에는 티가 안 나길 바라지만 가슴 성형에는 오히려 과감하다. 나이나 피부 상태, 체형에 맞지 않게 크게 해달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코를 높게 세우길 바라면서도 티가 나지 않게 해달라며 자기표현을 주저하지만, 가슴은 의사의 만류에도 최대한 크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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