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환승객이 크게 줄고 있어 외국인 손님을 맞는 국내 유일의 허브공항으로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서둘러 환승수요 증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환승수요에 구멍
정부가 최근 공개한 '인천공항 환승경쟁력 제고 방안'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환승객은 지난 2001년 개항 이후 전체 여객증가율(연평균 6.4%)을 웃도는 등 2013년까지 연평균 10.9%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환승객 규모에서 일본 나리타공항을 처음으로 추월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갑자기 환승객이 줄었다. 전체 공항 이용 여객이 전년 대비 10.1%가 늘었으나 환승객은 -5.9%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인천공항은 환승객 감소라는 위기상황과 전체 네트워크 총량의 성장이라는 기회 상황에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동북아국가 허브공항 모두 환승객 수요 하락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인천공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푸둥 및 베이징 공항이 -2.5%, 일본 나리타 및 하네다 공항이 -4.3%를 기록했으나 국내 공항인 인천과 김포는 -5.9%를 기록해 최대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4시간 공항임에도 운항스케줄의 첨두시때 집중, 심야시간 운항 저조로 노선 간 효율적인 환승연결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항시설 용량 포화에 따라 최근 첨두시간시 환승대기시간 증가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천공항은 세계적 공항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네트워크, 공항운영 등의 측면에서 주요 환승공항에 비해 경쟁력 부족하고 주요 허브공항 대비 취항도시 수 및 운항빈도도 부족했다.
◆환승객 감소 요인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환승객 유치가 절박한 상황이다. 경쟁국인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국토'인구'경제 규모가 적어 국내 수요 및 외국과의 직항 수요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 공항은 적극적인 환승객 유치를 통해 자체수요 한계(210만 명)를 극복하고, 지난 2013년 세계 2위의 국제공항으로 성장한 바 있다. 특히 환승은 공항의 양적 성장뿐 아니라 여객 1명당 109만원, 화물 1t당 98만원의 경제적 가치도 창출하는 국내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환승객 수요는 갈수록 감소세다. 특히 인천공항의 경우 중국와 일본 등 경쟁공항 장거리 직항 확대, 중동공항의 환승수요 흡수로 인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의 경쟁과열도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3대 공항인 베이징'푸둥'광저우 공항에서 북미 직항노선이 30% 증가함에 따라 국내 환승 명분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일본은 하네다 공항의 국제선 확대로 일본 지방여객의 인천 환승객 이탈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대책안에 부심
정부와 인천공항은 뒤늦게 대책안 마련에 나섰다. 인천공항의 네트워크와 공항사용료, 터미널 등 공항운영체계 전반을 환승친화적으로 바꾼다는 계산이다.
우선 최소 환승시간 45분 달성을 목표로 다음 달부터 환승시설'인력을 확대하고 환승항공편의 탄력 배치 등 기존시설의 효율성도 강화한다. 7월부터는 언어적 요인으로 외국공항 이용 환승을 꺼리는 중국, 일본인 환승객을 대상으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무료 환승가이드제를 전면 도입해 인천공항 환승매력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인도'몽골과 직항노선을 확대하고 환승잠재력이 높은 크로아티아 등 유럽'아프리카 국가와 신규 노선을 개설해 환승전략형 네트워크를 확대한다.
환승수송 여력이 높은 심야시간대 운항을 대폭 확대하는 '하계성수기 시범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추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환승객 증대를 위해 필요한 신규 항공편을 환승객 선호 피크시간대에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전략슬롯 배정방안'을 올 10월부터 시행한다.
정부는 이번 계획으로 오는 2020년까지 환승객 1천만 명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나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이번 대책안은 어디까지나 추정치일 뿐이고 항공산업은 세계 경제 상황이나 흐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어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상전 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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