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행복의 경제학

행복의 경제학/ 다치바나키 도시아키 지음/ 백계문 옮김/ 한울아카데미 펴냄

OECD의 '당신의 더 나은 삶 지수(BLI)'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은 34개 국 중 33위를 기록했다. UN 산하 기구가 발표한 '2015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는 세계 158개 국 가운데 47위로 꽤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2015년 '세계 행복의 날'에 시행한 조사에서는 한국은 가봉, 아르메니아,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와 함께 143개국 중 공동 118위였다. UN의 발표와는 상반된 결과다. 이런 결과는 통계의 함정과 오류 등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철저하게 개인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다치바나키 도시아키 교수가 이번에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영원한 주제를 경제학의 시선으로 분석했다. 그는 오늘날의 일본인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상대소득가설'과 '순응가설'로 풀어낸다. 상대소득가설은 자신의 소득을 주변 사람들의 소득과 비교해 행복이나 불행을 느낀다는 이론이고, 순응가설은 인간이 조건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소득이 늘더라도 높아진 소득에 빨리 익숙해지기 때문에 행복도가 오르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저자는 일본이 유럽식 복지국가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일본 사회가 '낮은 복지'로도 문제없이 굴러갈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기업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저출산'고령화로 가족 간의 유대가 약해지고 불황으로 기업의 복지 혜택이 줄어드는 현실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의료, 교육, 돌봄 등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면에서 일본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한국으로서도 눈여겨볼 만한 주장이다. 228쪽, 1만9천500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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