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이 19일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 상황이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밝힌 것과 관련, 대구경북 시도민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이번엔 믿어도 될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전염력이 약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메르스 환자 수는 계속 늘었으며, 공포심을 막겠다며 병원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다 국민 불안이 가중되는 등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 정부의 오판과 실책이 잇따른 때문이다. 결국 정부의 '양치기 소년' 발표에 국민들이 등을 돌린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현재 추이로는 (메르스 발생 상황이)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집중관리하고 있는 병원에서의 추가 확산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최대한 넓게 관리하고 있는 접촉자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 추가 확산이 어떻게 나올 지와 아산충무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부산 좋은강안병원에서 환자가 추가로 나올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이 메르스 상황을 진정세로 보고 있는 이유는 추가 환자 수의 급감에 따른 것이다. 이날 메르스 신규 확진자는 1명으로, 지난달 28일 이후 최소 증가 폭을 기록했다. 13일 7명, 14일 5명, 15일 4명, 16일 8명, 17일 2명, 18일 2명, 19일 1명, 20일 0명 등 신규 환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이로 인해 격리자 수도 전날보다 800명가량 급감했으며, 완치로 퇴원한 환자는 이날 6명이 늘어 총 30명이 됐다.
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발 2차 유행이 일단 잠잠해지고, 새로운 슈퍼 전파자(super spreader)가 나타나지 않은 덕분"이라면서 "접촉자 범위를 최대한 넓게 선정하고, 강력한 접촉자 관리를 실시해 삼성서울병원에서 더 이상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고 이 사태가 종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씨가 전국 곳곳에 여전히 산재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 당국이 집중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외에 다른 병원의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의사회 관계자는 "2차 유행의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환자들이 전국 곳곳의 다른 병원을 옮겨다닌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면서 "수만 명에 이르는 관리대상 가운데 감염 의심자를 조기에 파악, 추가 감염을 차단해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지금까지 2명과 1명의 환자가 각각 발생한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과 18일 첫 환자가 발생한 아산충무병원, 대청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다녀간 부산 좋은강안병원, 삼성서울병원 외래환자로 있다 감염돼 현재 입원 중인 창원 SK병원 등을 요주의 대상으로 보고 집중관리하고 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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