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시설들이 메르스 여파로 자원봉사자의 발길이 크게 줄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복지시설마다 행사 취소는 물론,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급기야 일부 시설들은 운영 인력 부족으로 문을 닫는 곳까지 생겨나고 있다.
대구 서구 비산동의 한 무료급식소는 최근 급식소 운영을 중단했다. 주말이면 150명 이상 오던 봉사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급식소 운영이 불가능해진 때문이다. 자원봉사자가 사라진 이유는 급식소 이용자 중 상당수가 면역력이 약한 노인층이 많아 메르스 전염을 우려한 때문이다.
급식소 관계자는 "조리부터 배식까지 50명 이상이 필요한데 봉사자가 4, 5명으로 급격하게 줄어 13일부터 문을 닫게 됐다"며 "일단은 이달 말쯤 다시 문을 열 계획이지만 자원봉사자가 얼마나 올지 몰라 걱정스럽다"고 하소연했다.
달서구의 한 장애인 보호시설도 10~15명씩 오던 단체 자원봉사자들이 봉사 계획을 잇달아 취소하면서 시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보호시설 관계자는 "단체 봉사자들은 장애인 직업훈련을 도와주곤 했는데 이들이 오지 않아 제품 생산에도 어려움이 있다. 다음 달 말 계획한 '초복 삼계탕 나눔 행사'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성구 노인복지센터도 18일부터 무료급식소 문을 닫았다. 급식소 운영에 최소 10명의 봉사자가 필요한데 봉사자가 2명밖에 오지 않아 운영을 중단한 것이다.
이 복지센터 관계자는 봉사자 대부분이 60대여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활동을 자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급식소 운영 재개를 기약할 수 없다는 점이다.
봉사자들의 빈자리 탓에 복지시설 관계자들의 업무도 가중되고 있다. 남구 봉덕동의 한 아동복지센터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자원봉사자를 받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봉사자 1명당 아이 1명을 돌봤던 종전과 달리 최근에는 보육교사 1명당 아이 10여 명을 돌보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특히 손이 많이 가는 유아나 초등학생을 돌보는 일이 무척 힘들다. 고학년 아이들도 학습을 지도해줄 사람이 부족해 학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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