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작가의 회화와 사진, 섬유예술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시대의 예술'전이 24일(수)부터 7월 12일(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린다.
원로작가의 작품에 대한 이해와 대구 예술의 정신적 원류를 파악하고 그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비슷한 연령대이면서도 다른 장르의 김동길(서양화), 강상규(사진), 김지희(섬유예술) 등 3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1930년대생인 이들 작가는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에 예술 교육을 받고 예술가로서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또한 해방과 6·25전쟁 이후의 시대적 혼란과 문화적 폐해를 극복하고, 한국적 정체성을 담은 예술을 재정립해야 했던 세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이들 작가는 초기부터 최근 작품까지 시대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9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서라벌예대 미술과를 졸업하고 미술교사로 재직하면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온 김동길 작가는 1960, 70년대에는 앵포르멜(제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서정적 추상 회화의 한 경향)과 초현실적인 표현 등 다양한 형식실험의 작품을 보여주었다. 1980년대에는 한국적 정체성을 주제로 무속적인 기호를 통해 기원이나 바람을 전통 소재에 은유적으로 표현한 '무'(巫), '기'(祈) 등의 연작을 제작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전통문양과 문자를 변형한 추상적 서예 필선의 표현과 강한 질감의 '잔상'(殘像)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강상규 작가는 대구 지역 1세대 사진가 구왕삼 선생을 사사했고, 사진연구 단체와 사진교육을 이끌며 대구의 대표 사진작가로 자리매김하였다. 강 작가의 초기 작품은 설경과 바다 등 자연 풍경을 소재로 서정성을 추구했으며 1970년대에는 인간의 죽음과 종교 등 인생 관조를 강렬한 음영으로 표현했다. 1980년대에는 컬러사진으로 표현 영역을 확장해 추상적이고 환상적인 심령의 세계로 접근, 자연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였다.
김지희는 자연염색 공예 전통을 현대미술의 양식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그 조형적 가능성을 개척해온 작가이다. 1960년대부터 직조, 칠보, 도자기, 피혁 염색 등 다양한 기법을 섭렵한 김 작가는 1970년부터 3년 연속 칠보작품으로 국전 공예 부문 문공부장관상과 특선을 받았다. 1980년대 초에는 1970년대 후반부터 연구한 자연염색을 바탕으로 회화적 표현의 산수 연작을 제작했고, 1980년대 후반에는 보자기의 조형성과 상징성을 주제로 한 시리즈를 선보였다. 2000년대 이후에는 회화적 표현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최현묵 관장은 "원로 세 분을 통해 개인의 작품 세계 변화는 물론 예술의 시대적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 기간 중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 '도슨트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7월 3일 오후 7시에는 '토크 콘서트'를 통해 작가와 만남의 시간도 가진다. 053)606-6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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