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산으로 광주로…대구發 '아파트 분양 바이러스'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의 대구발(發) 열기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대구에서 시작된 청약 열기가 부산으로 번지고, 최근 광주까지 확산되는 등 당분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거품만 낀 지방 대도시의 부동산 시장은 곧 한물갈 것'이라는 전망을 무색하게 할 정도다.

청약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단연 대구다. 몇 해 전부터 아파트값 상승으로 청약시장에 투자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반도건설이 지난 5월에 분양한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반도유보라' 아파트에는 무려 10만6천20명이 청약해 평균 2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1월 분양한 수성구 만촌동 '만촌역 태왕아너스'도 평균 15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부산도 뜨겁다. 지난해 삼성물산이 분양한 부산시 금정구 '래미안 장전' 아파트의 경우 958가구 일반분양에 무려 14만 명이 청약했다. 올해도 지난 4월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수영구 광안동 '부산 광안 더샵'에는 고작 91가구를 일반분양하는데 모두 3만4천496명이 신청해 평균 37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달 롯데건설이 분양한 사하구 감천동 '롯데캐슬블루오션'(298가구)도 평균 65.7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부산지역 청약통장 가입자는 5월 말 기준 총 124만3천여 명으로, 이 가운데 1순위 통장 가입자가 57만2천여 명에 이른다.

광주 역시 최근 분양한 '첨단연제 고운하이플러스' 견본주택에 주말 3일 동안 수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등 성공 분양을 예고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발 부동산 열기는 실거주자와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합작품이라고 설명한다.

국토교통부에서 조사한 지난 1~4월까지 대구 주택거래량(2만7천11건)을 보면 절반에 가까운 42.4%(1만1천465건)가 분양권 거래였다. 같은 기간 부산지역 주택 거래량은 총 3만8천650건인데, 이 중 분양권 거래가 1만3천991건으로 전체의 36.2%에 이른다.

리코씨앤디 전형길 대표는 "최근 저금리 여파까지 겹치며 대구'부산을 비롯한 지방의 청약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입주 물량 증가 시점엔 꼼꼼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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