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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화 칼럼] 좀, 행복해지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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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1년 지나간 권영진 대구시장

아내 없이 나 홀로 대구시장직 수행

여러분의 시장 평가는 과연 몇 점?

6월 말이면 권영진 대구시장 취임 1주년이다. 권 시장의 4년 임기 가운데 4분의 1이 지나간 것이다. '대구 혁신에 목숨 건다'는 캐치프레이즈 하나로 250만 대구시민의 수장이 된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보낸 지난 1년, 좀 행복해지셨습니까. 남은 3년, 더 행복해지실 것 같습니까.

지금까지 권 시장이 보여준 행정력 가운데 필자 개인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와 닿은 것은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이다. 권 시장이 당선되고 취임준비위원회가 가동되던 때, 취임준비위원회 위원들이 모임을 하고 식사 시간이 되어서 임시 사무실로 쓰던 구(舊) 대구은행 본점 옆 따로국밥 집에 단체로 갔을 때의 일이다. 마침 그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가던 농아인과 들어오던 권 당선인이 서로 마주쳤다. 농아인과 권 당선인은 예전부터 서로 알던 사이였는지 수화(手話)를 나눴다. 자연스러웠다.

당시 장애인을 배려하는 각별한 마음을 느꼈는데 취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구시의 잘못으로 장애를 입게 된 시민에 대한 행정소송을 취하하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도 들렸다. 종전 관행대로라면 상처받을 일이 없는 행정조직인 대구시가 끝까지 갔겠지만, 권 시장은 소송에서는 져도 좋으니 그만하라는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인간미가 담겨 있는 잘한 결정이다.

젊은 만큼 열정적으로 일하고, 젊은이들을 염두에 두는 행정을 펴는 것도 고무적이다. 연말연시 토크쇼에서 권 시장은 취임 후, 2014년 말까지 6개월간 밤낮없이 현장을 누볐고, 딱 하루 자신을 위해서 쉬었다고 밝혔다. 매년 1만 명의 청년 유출이 현실화되고 있는 대구에서 청년층에 대한 지원과 소통은 으뜸 과제 중 하나이다.

취임 1년 동안, 권 시장은 세계물포럼, 도시철도 3호선 '하늘열차' 개통 등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이는 전부터 추진된 일이다. 창조경제 혁신센터 역시 대구시만의 일이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전국 각 지역마다 벌이는 사업이다.

최근 경북대 출신이 CEO로 있는 나이스그룹이 대구시와 협약을 맺고 경북대에 R&D 센터를 짓겠다는 협약식을 맺었고, 물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성공시킨다면 큰 업적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권 시장의 행보와 주변을 우려하는 눈길도 없지 않다. 안동 출신에 고교 3년을 제하고는 이제 대구를 알아가는 권 시장이 정조실장을 제외한 비서관 대부분을 비(非) 지역인들로 뽑은데다가 주로 여론 수렴도 출신고교와 대학 선후배 그리고 선거에 개입했던 일부 인사들의 모임 등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느냐고 우려의 시선을 보인다. 더구나 권 시장은 수험생 아들을 둔 터라 아내가 서울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걱정이다. 여성계와 소외층의 여론수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던 시절, 백사 이항복의 후손인 이회영'이시영 집안은 전 재산을 팔아서 온 가족을 다 데리고 만주로 가서 신흥무관학교를 세웠다. 또 독립 여전사 남자현 부부와 그 유복자인 김성삼 2대, 일송 김동삼과 그 아들 김정묵'이해동 부부 그리고 손자 김중생에 이르는 3대는 독립운동하면서 험난한 삶을 살았다.

독립운동을 하면 자식들이 험한 꼴 보는 것을 몰라서 피붙이 이끌고 만주로 간도로 독립운동하러 떠났겠나. 어느 부모인들 자식이 생고생하는 게 꺼려지지 않겠냐만은 나라를 찾는 게 더 급하니 가족 희생을 뻔히 알면서도 선공후사하는 삶을 택했던 것 아니겠는가.

마찬가지다. 권영진 시장이 진정 대구 혁신에 목숨 걸고 대구 발전을 위해 투신하겠다면 가족도 데려오고, 지인들도 대구로 불러올 것이다. 대구시장 한 번 하고, 그 이력을 들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서 다른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면 말이다.

심의실장 겸 특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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