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김항곤 성주군수 "나의 부상을 알리지 마라"

참혹했던 7년간 임진왜란의 종지부를 찍었던 1598년(선조 31) 노량해전.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이 벌인 마지막 해전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노량해전에서 적의 유탄을 맞고 전사했다. 이때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란 명언을 남겼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을 끝내기 위해서는 노량해전의 승리가 절실했던 것이다. 만약 이순신 장군의 죽음을 적이 알면 전세가 역전될 것이며, 조선 수군의 사기가 단번에 꺾였을 것이다.

뜬금없이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꺼낸 것은 김항곤 성주군수의 최근 행보 때문이다.

김 군수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4월 29일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에 '성주 참외홍보관'을 열었다. 이날 제주도에는 오전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김 군수는 참외홍보관을 둘러보고 나오던 중 출입구에서 미끄러지면서 왼쪽 어깨 인대를 다치는 큰 부상을 입었다.

그렇지만 김 군수는 다친 어깨 치료를 미루고 일 처리에 바빴다. "다친 어깨 치료를 해야 한다"는 주위 권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2개월째 강행군을 하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성주읍 성밖숲 일대에서 '2015 성주생명문화축제'를 열었고, 같은 달 26일부터 29일까지 성주참외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일본을 다녀왔다. 최근에는 실과소 및 읍면 간부회의와 유관기관 회의 등을 잇따라 열고 당면 현안 추진 및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지역 내 유입 차단을 위해 전선의 맨 앞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군수는 "통증은 있지만, 어깨를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아프지 않다. 아직까지는 견딜 만하다"면서 "메르스 여파로 참외 소비가 줄고, 지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군민들을 한 분이라도 더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난관을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말했다.

메르스 여파로 지역경제에 위기감이 찾아오고, 참외 재배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가는 요즘 어찌 보면 김 군수의 행보가 올바른 것일 거란 생각이 든다. 성주군의 수장이 아픈 몸을 이끌고 최일선에서 군민들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는 만큼 성주군의 내일이 기대된다. 성주 전병용 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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