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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쓰고 묻어둔 돈 29조6천억원…가계 여유자금 3년만에 최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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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1조2천억↑, 소비위축 심화

2000년을 전후해 급락 후 정체 상태를 보이던 우리나라의 저축률이 가계 부문 소비성향 위축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 금고 입고 전 쌓여 있는 1만원권 뭉치. 연합뉴스
2000년을 전후해 급락 후 정체 상태를 보이던 우리나라의 저축률이 가계 부문 소비성향 위축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 금고 입고 전 쌓여 있는 1만원권 뭉치. 연합뉴스

올해 1분기 가계가 쓰지 않고 쌓은 여윳돈이 3년 만에 최대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소득은 늘었지만 소비심리 위축으로 가계가 지갑을 열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1분기 중 자금순환' 자료를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 규모는 29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8조8천억원)에 비해 1조2천억원이 늘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14조5천억원)와 비교해서는 15조1천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잉여자금은 예금'보험'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것이다. 잉여자금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가 돈을 쓰지 않고 쌓아뒀음을 뜻한다.

소비 증가가 소득 증가에 미치지 못해서다.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악화 탓에 1분기 증가율이 전기 대비 0.6%에 그치는 등 2013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00년을 전후해 급락한 뒤 정체 상태이던 저축률이 올라가고 있다. 역시 소비가 위축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소비가 늘지 않는 이유로는 경기침체 장기화, 소득 증가율 둔화, 고령화에 따른 미래 대비 심리, 전셋값 부담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꼽힌다.

총저축률은 국민총처분가능소득(GNDI)에서 최종소비지출을 뺀 값(총저축액)을 GNDI로 나눠 산출한다. 따라서 쓸 수 있는 소득 가운데 안 쓰고 남은 소득의 비율을 의미한다.

23일 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총저축률은 36.5%로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35.0%)보다 1.5%포인트(p), 전분기(34.7%)보다 1.8%p 높았다. 분기별로는 1998년 3분기(37.2%) 이후, 연도별 1분기 기준으로는 1998년 1분기(40.6%)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소비심리를 악화시키는 경제적 충격이나 경기 침체가 있을 때마다 총저축률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총저축률은 1997년 36.4%에서 1998년 38.0%로, 2003년 카드사태 때에는 2003년 33.3%에서 2004년 35.5%로 오른 적이 있다. 이런 상황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저성장, 저소비 흐름이 저출산'고령화 흐름에 맞물려 길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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