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국에 온 파키스탄인 무니스 아시프(40) 씨는 최근 부산출입국관리소장을 상대로 난민 인정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법무부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아시프 씨가 난민 소송을 한 이유는 다름 아닌 종교적인 박해 때문. 아시프 씨는 "2년 전 한국에서 벌어 고향에 보낸 돈으로 형이 약국을 운영했지만 시아파 교도들에게 불살라져 난민 신청을 결심하게 됐다"며 "파키스탄에 수니파와 시아파 간 종교적 갈등이 극에 달해 되돌아갈 수 없다. 고향 마을 사람들은 모두 시아파인데 우리 가족은 수니파"라고 했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난민 인정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은 정치적'종교적 박해보다는 체류 연장 목적이라며 좀체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구이슬람센터에 따르면 대구'경북에 있는 중동,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는 5천여 명이다. 이 중 법무부에 난민 신청을 한 근로자는 10%인 500여 명. 난민으로 인정받으면 비자 없이 영구 체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난민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에 인정을 받지 못하면 마지막 수단으로 법원에 호소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구이슬람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구'경북에서 100여 명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난민 지위를 인정받는 근로자는 한 명도 없다"며 "그래도 난민 신청이나 소송은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 위승용 변호사는 "난민 신청 시점에서 행정소송이 끝날 때까지는 불법 체류자 신세를 면할 수 있어 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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