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최우수상 당선소감-견일영

◇"일장기 흔들며 시키는대로" 고난의 역사 쏟아내

노인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나이 들수록 지나온 일들이 다 허무하고 헛된 것처럼 여겨지지만 과거 역사를 있는 그대로 되새겨 보면 그 속에 깊은 의미가 들어 있고, 그때의 시대상이 한 폭의 영상으로 떠올라 그 가치를 새로 발견하게 됩니다.

나는 어릴 때 10여 년간 태평양 전쟁과 광복 후의 혼란기를 겪으면서 그 험로를 한 마디 불평 없이 걸어왔습니다. 그때는 불행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행복인 줄로 알았습니다. 결국 위정자들은 이것을 역이용했습니다. 우리는 선악의 문제보다 시키는 대로 하느냐 거부하느냐가 문제의 초점이 되었습니다. 징용이나 징병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로 순순히 응해 가는 모습을 봤습니다. 일장기를 흔들며 열렬히 환송을 했습니다. 숭고한 헌신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래서 현 일본 총리는 강제성이 없었다고 우기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사실들을 그대로 후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자전적 소설 형식으로 기록해 왔습니다. 마침 매일신문사에서 논픽션 공모가 있어 참 반가웠습니다. 나는 그 자료를 그대로 옮겨 썼습니다.

노인들은 과거 겪은 대로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친일이 되었고, 공산당에 동조했다고 하더라도 순진무구한 백성이 어떻게 지도자를 잘못 만나 그렇게 되었는가를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창안한 매일신문사 사장님과 임직원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숨은 이야기가 계속 발굴되어 많은 아픈 이바구들의 원인과 결과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것은 곧 역사의 교훈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시니어문학상을 창시한 매일신문사, 작품 심사위원 여러분, 실무를 맡아 수고하신 문화부 시니어문학상 담당자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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