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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 이름 단 미술관에 안동미술계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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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기증에 브랜드 높일 목적…대책위 "지역 예술혼 죽이는 일"

안동시가 특정인의 이름을 붙인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하자 지역 미술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이들은 "유명 화가의 이름을 붙이는 것으로 지역 미술 인프라가 높아질 수 있다는 발상은 지역 문화의 자생성과 정체성을 버리고 문화예속의 굴레를 스스로 덮어쓰는 행위"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안동시는 지난해 10월 30일 홍익대 회화과 교수를 지내고 한국아방가르드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종현 작가와 '안동시립 하종현 미술관 건립 협약'을 체결하고 100억원을 들여 미술관을 짓기로 하고 용역에 들어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안동시는 하종현 작가로부터 300여 점의 작품을 기증받아 전시, 미술관 건립에 필요한 작품 수집 비용 부담을 덜고 안동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은 물론, 관광 수입 증대 등 경제적 이익도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안동 미술계는 '바람직한 안동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안동미술협회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특정인의 이름을 붙인 시립미술관 건립 반대와 안동의 정체성, 지역 미술인들의 예술혼과 역사성을 담보할 수 있는 미술관 건립 추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6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중앙의 문화권력을 불러오면 저절로 지역의 문화 역량이 높아지나? 지역 문화의 자생성과 정체성을 내버려두고 '문화 예속'의 굴레를 스스로 덮어쓰려 하느냐"고 물었다.

안동미술협회 김강현 회장은 "미술관은 작품 수집 및 보존, 연구와 교육, 전시와 기획, 감상과 휴식, 창작 지원, 정보 교류 등 시민 문화의 여러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기능한다. 안동시가 체결한 업무 협약대로 특정 작가의 그림을 300점 이상 수용하고 나면 다른 기능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전시 작품의 다양성도 꿈꿀 수 없다. 수장 작품의 획일적인 성격 때문에 관광 자원의 유입은커녕 안동의 어린 꿈나무와 일반 시민들조차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동시가 작가의 이름을 내건 미술관의 사례로 소개하고 있는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 부산광역시립 '이우환 공간', 대전광역시립 '이응로 미술관' 등은 대부분 기존 미술관의 부속 시설로 지어졌거나 사후 수십 년이 흘러 지역성 등을 따져 지은 것"이라 했다.

한편 경주시도 우리나라 실경산수화의 대가인 소산 박대성 화백의 이름을 따 '박대성 미술관'으로 이름 지으려다 지역 미술계의 반발 등으로 '솔거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 미술관은 경주 보문단지 엑스포공원 내 아평지 인근 1만4천880㎡에 50억원을 들여 짓기로 했으나 운영위원 구성과 위원회 개최, 내부전시실 구조와 수장고 운영방법, 기증물품의 입고 상황 등 로드맵이 없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동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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