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집권당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당분간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의 당면과제인 당청 관계 수습을 위해서는 유 의원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 의원이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백의종군'이라는 결단을 내린 만큼 한동안 몸가짐을 신중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 의원은 8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대표 경선 공약이었던 당의 변화와 개혁 그리고 총선승리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원내대표는 아니지만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 중진(3선) 국회의원으로서 당의 쇄신을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당장은 언론과의 접촉을 자제하면서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사퇴의 명분이었던 당청 갈등과 당내 권력투쟁 수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 의원은 당분간 소속 상임위원회(국방위원회)와 지역구 활동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의 경우 대구공군기지를 옆에 두고 있어 국방위원회 관련 현안이 적지 않다. 당직을 맡으면서 미처 챙기지 못했던 지역현안도 유 의원을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 본인의 소신과 진정성을 설명하는 기회도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유권자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평상심을 회복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세찬 시련에도 불구하고 유 의원의 정치적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유 의원은 당직을 내려놓으면서도 보수진영을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확고히 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편에선 용감한 개혁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 ▷진영을 초월한 미래형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의원이 다시 새누리당 지도부에 복귀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에 대한 앙금이 해소되지 않은 현직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 이상 남은데다 당내 계파갈등 역시 내년 총선 정국까지는 해소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유 의원의 핵심 측근은 "지금은 세차게 내리는 소나기를 피한 것이다.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다양한 변수가 생긴다. 국민이 다시 유 의원을 찾을 때가 올 것이다.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는 말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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