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 개미산

조상현(대구 달서구 송현로 7길)

땅 위에 모래가 쌓여 있다.

주변에 작은 구멍들

개미들이 땅속 모래 한 알 한 알을

땅 위로 올려다 두었나 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본다.

역시나 비구름이 깔려 흘러온다.

비가 오려나 보다.

비가 오기 전에 개미들이

땅 위에 올려놓은 모래알들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 있을까.

어쩌면 단단한 땅속에 공간을 내어

빗물로 그 비움의 시원함을 원했던 것은 아닐까.

굳어 버린 내 마음속에

평온한 여유를 되찾기 위해서

그 무엇인가를 끄집어내야만 한다면

채우고 가지려고만 하는 욕심일 터

그것으로 흐린 날마다 나도

개미산을 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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