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에서 음료수를 나눠 마신 할머니 6명이 모두 의식을 잃고 쓰러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상주경찰서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 40분쯤 상주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1.5ℓ짜리 페트병에 남아 있던 음료수를 나눠 마신 정모(87) 할머니와 나모(90) 할머니 등 6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은 이날 오후 전날 누가 먹다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음료수를 마시던 중 입에 거품을 물고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이 음료수 병은 자양강장제 뚜껑으로 닫혀 있었다.
상주시와 소방 관계자는 "당시 마을회관에는 주민 1명이 더 있었지만 뒤늦게 도착해 음료수를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마을 주민 2명은 마을회관에 들렀다가 음료수를 마신 주민이 거품을 흘리며 나오는 모습을 보고 119구급대에 신고했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출동해 응급처치를 한 뒤 3명은 상주적십자병원으로 이송됐고, 3명은 상주성모병원, 김천의료원, 김천제일병원으로 각각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신모(65) 할머니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다른 이들은 위독한 상태다. 특히 김천의료원에서 치료 중인 한모(78) 할머니는 한때 심장이 멈춰 심폐소생술을 받기도 했다. 상주성모병원 관계자는 "위장에 남아있는 물질로 봐서는 농업용 살충제를 마셨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감식과 탐문에 나서는 한편 음료수 용기와 잔여물, 토사물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분석을 의뢰했으며 이날 밤 국과수는 할머니들이 살충제가 든 사이다를 마셨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음료수에 독극물을 넣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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