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ICT 자회사인 포뉴텍 본사 자리를 두고 벌인 포항과 울산의 기업 유치 자존심 대결(본지 2월 25일 자 2면 보도)에서 포항이 울고 울산이 웃었다.
포스코ICT가 포항시 몰래 자회사 포스코LED를 경기도 기흥으로 옮겨버린 뒤 이를 무마하기 위해 포뉴텍을 포항에 가져오겠다고 했지만, 울산시의 지원책 등 지속적인 러브콜이 이어지자 기업을 옮기지 않고 그대로 눌러앉기로 한 것이다.
본사가 포항을 떠난 줄도 모르고 있다가 떠난 뒤에야 뒤늦은 대책을 마련하라며 호통친 포항시와 대조적으로 울산시는 포뉴텍을 잡기 위해 각종 혜택과 지원을 약속, 포항시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울산시는 포뉴텍이 본사 사택을 매각하더라도 직원들이 근무할 다른 사무실을 직접 물색해 주고 필요에 따라 기업지원금도 주겠다고 밝힌 반면, 포항시는 포스코ICT 임원과 포스코LED 대표를 불러 분노와 질책만 쏟아냈을 뿐 눈에 띌 만한 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포항상공회의소 역시 포스코LED 본사 경기도 이전 대책 및 포뉴텍 본사 포항 유치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포뉴텍은 본사를 포항으로 옮기는 것보다 경제적'운영적 측면에서 울산에 남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돼 잔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포뉴텍은 현재 쓰고 있는 울산시 달동 사옥은 부산의 한 의료재단에 42억원에 매각한 뒤 이 돈을 추가 사업투자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새로운 사옥은 북구 매곡동 '울산과학진흥센터'에 마련하기로 했다. 울산시가 포뉴텍이 원전제어계측 분야의 기술과 인력을 보유한 향토기업이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본사 사옥까지 마련해준 것이다.
포뉴텍은 사옥 이전과 관련, 보증금과 매년 사무실 사용료에서 5억원 이상의 이득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사옥매각에 따라 자금 압박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포뉴텍은 이달 사무실 이전을 끝내고, 다른 곳에서 근무 중인 연구개발 인력도 울산으로 옮길 예정이다. 이곳에는 포뉴텍 직원 90여 명이 상주하게 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스코ICT가 지역과 상생할 수 있도록 시가 직접 나서 각종 지원을 하기도 했고, 앞으로 계획도 약속했다. 하지만 (기업이) 너무 어려워서 떠나겠다는데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다"며 "포스코LED 본사 이전 이후 포스코ICT가 포항을 위해 더 협력하고 배려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는데, 결과가 우습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포뉴텍은 옛 삼창기업을 인수한 포스코ICT의 자회사로, 원전 제어계측, 에너지기술용역, 원자력발전시설 개보수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올해 9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울산에는 90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고, 각 원전에 45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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