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병원의 부실한 환기시스템이 메르스 전파의 숙주가 됨에 따라 대규모 전염병 사태에 대비한 음압병실 확대 등의 사전 조치와 전염병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메르스 사태 발생 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를 거치면서 전염성이 커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환기시스템을 지적했다. 보건당국은 "첫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은 병실마다 있어야 하는 환기구와 배기구가 없었다"고 밝혔다. 평택성모병원 측은 환기 시스템이 확산의 원인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이달 초 재개원하면서 환자가 머물렀던 병상에 환기구를 새로이 설치했다.
대구 역시 병원 감염에 대해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대구시 김영애 보건복지국장은 "대구의 종합병원 대다수가 오래된 건물로 내부 리모델링만 일부 있었을 뿐이다"며 "독립된 공조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지역 병원은 몇 군데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내부 공기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는 '음압병상'을 갖춘 병원은 대구의료원(5병상)과 경북대병원(3병상), 동산의료원(3병상) 등 단 세 곳으로 11개 병상이다. 메르스 확진환자처럼 호흡기 전염병에 걸린 환자를 수용할 수는 있지만 당장의 의심환자를 따로 격리할 수 있는 격리병상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 전문가는 "격리병상은 독립적인 공조시설을 갖춘 곳으로 공기로 인한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환자를 격리시켜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곳이다"며 "대구 지역에는 음압병실은 있지만 독립적인 격리병상은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격리병상 설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지만 비용 문제가 부담이 되고 있다.
대형병원 관계자는 "1개 병상을 분리된 공조시스템을 갖춘 격리병상으로 만드는데 설치비만 3억~3억5천만원이 필요하다"며 "시스템 운영에도 돈이 드는데 어느 병원이 수십억원의 돈을 들여 격리병상을 만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지역 특성에 맞춘 전염병 대응 매뉴얼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경수 영남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50만 명이 몰려 있는 대구와 농촌 도시가 많은 경북은 대응방안이 달라야 한다"며 "지역별로 특화된 매뉴얼과 전문시설 등을 마련해 대응훈련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제2의 메르스 사태 때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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