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0시쯤 대구 달서구 도시철도 1호선 대곡역 2번 출구 옆 버스승강장. 600번 버스가 도착하자 10여 명의 승객이 우르르 내렸다. 버스 안에서 이성복(76'여) 씨가 주춤거리며 내리지 못했다. 함께 타고 있던 승객이 "여기서 내려야 한다"고 하자 그제야 버스에서 내렸다. 달성군 구지면에서 승차한 이 씨는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한참을 두리번거렸다. 이 씨는 "이전엔 두류네거리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었다"며 "도시철도를 타는 것도 다리가 아파 불편하고 어떤 버스로 갈아타야 할지도 막막하다"고 말했다.
1일부터 시내버스 노선이 개편되면서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상당수 승객이 폐지되거나 바뀐 노선을 제대로 몰라 허둥지둥했고 일부 버스승강장엔 신설 노선 안내표시가 제대로 안 돼 혼란을 빚는 모습이었다.
중구 약령시에서 북구 칠곡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주부 홍모(35) 씨는 "704번 버스노선이 사라져 스마트폰으로 환승 노선을 검색했지만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 집 근처로 가는 버스를 탄 뒤 택시를 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대구미술관을 자주 찾는다는 이승대(41'달서구 송현동) 씨는 "집 근처에서 604번을 타면 미술관으로 바로 갈 수 있었지만 이제 환승을 해 대구스타디움 근처에 내려 20분가량 걸어가야 한다"며 "달서구와 남구 등지에서 대구미술관을 바로 갈 수 있는 대체노선이 없다"고 했다.
일부 승강장엔 신설 노선 표시가 없거나 폐지된 노선 번호가 그대로 붙은 곳도 있었다.
신설된 칠곡4번 버스가 다니는 '매천초교'와 '관음농협 건너', '홈플러스칠곡점' 등 승강장의 경우 승강장 안내판에 칠곡4번 표시가 없었다. 또 다른 신설노선인 수성4번이 지나는 승강장 안내판도 뒤죽박죽이었다. 'SK리더스뷰' 승강장의 위쪽 안내판에는 운행하는 수성4번은 없고, 폐지된 414-1번이 그대로 표시돼 있었다.
대구시는 시와 구'군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를 주요 승강장에 배치해 시민들에게 개편 내용을 설명하는 등 불편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큰 틀에서 중복노선을 줄이고 버스와 도시철도 환승 편의를 높이는 등 효율적인 노선 운영을 위한 개편"이라며 "승객들이 달라진 노선에 혼란을 겪고 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적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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