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실크로드 포럼, 천년 경북 정신문화 전파 창구로 만들자

경북, 독일서 실크로드 국제문화포럼 창설 제안

전시성 지양하고 개청 700년 혼 담은 추진 필요

경상북도 김관용 지사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외교부, 경북도 등 공동 주관의 '유라시아 친선특급' 폐막식에서 '실크로드 국제문화포럼' 창설을 제안했다. 옛 실크로드 상 40여 개국의 문화 교류를 바탕으로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로 교류를 넓히자는 취지다. 실크로드 옛 교류 역사와 관련국 문화를 인류 공동 자산으로 만들자는 뜻이기도 하다.

신라 천년 도읍 경주는 사실상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다. 경주 신라왕릉 등 많은 유적지에서 발굴되고 보존 중인 다양한 유물은 일찍이 중국과 중앙아시아, 중동 페르시아를 넘어 로마 등 서유럽과의 교류를 증언한다. 천년 신라와 서역(西域)으로 불리던 낯선 세계와의 문물 교류사는 천년을 건너뛰어 오늘에 이른다. 실크로드는 옛 신라부터 오늘날까지 서역과의 오랜 역사를 말하는 증언인 셈이다.

경북도는 2013년부터 옛 실크로드를 이어 미래를 향한 문화 교류의 창구로 만들기 위한 실크로드 복원 작업을 준비했다. 그해 뭍에서 출발한 '육상(陸上) 실크로드탐험대'는 2014년 바다로 나가 '해상(海上) 실크로드탐험대'로 이뤄졌다. 올해는 정부와 공동의 유라시아 친선특급과 연계해 기차로 이동하는 '철(鐵)의 실크로드탐험대'로 마무리했다. 3년에 걸쳐 땅길, 바닷길, 철길 등 '하늘길'만 빼곤 가능한 옛 문화 교류의 도상 궤적을 다 밟았다.

신라는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에서 수입한 문물로 더욱 화려하고 풍성한 문화를 꽃피웠다. 21세기인 지금, 이제 우리가 그 길을 따라 인류에 공헌할 경북의 정신과 문화를 전파할 차례다. 경북은 통일과 독립, 호국의 고장이다. 새마을운동 발상지이자 산업화 초석을 다진 곳이다. 이런 경북의 정신적, 물적 유산은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자산이다. 경북 특유의 자산이지만 보편적 공유 가치를 지녀 인류에 기여할 수 있다. 전파 가치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실크로드 국제문화포럼은 그 전파의 좋은 창구가 될 수 있다.

이 포럼을 조직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을 것이다. 관련 국가만 40개국이 넘는 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포럼 추진은 경북도가 지방정부 차원에서 짊어져야 하기에 더욱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포럼 창설은 경북의 글로벌 역량 강화와 문화적 도약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 포럼 조직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전시성을 지양하고 경북도 개청 700년 혼을 담는다는 정신으로 준비해야 한다. 세계로 뻗는 '경북 정신'의 실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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