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원칙 시공으로 안전 담보해야

지난달 31일, 지하 6층 바닥이 무너져 12명의 부상자를 낸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신축공사장 사고의 원인은 부실공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와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나타난 부실공사의 정도는 어이가 없을 정도다. 지하 1층에서 지하 5층까지 점검한 결과 443건의 지적 사항이 나왔다. 특히 수직 말뚝과 수평 슬래브의 연결 기능을 하는 브라켓은 현재 시공 중인 177개 가운데 121개가 불량이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지점의 옆벽과 H빔이 맞닿은 곳은 아예 용접이 안 됐거나 50% 이하만 용접돼 있었다. 또, 사고 지점과 같은 공법으로 시공 중인 다른 4곳을 점검한 결과 용접 두께가 모두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감독도 부실했다. 사고 나흘 전, 용접에 대한 감리가 있었지만,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또, 안전점검 계획을 일부 빠뜨리거나, 정기안전점검을 하지 않고 공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신세계건설 측은 월 1회 안전점검을 하고, 외부 전문가 등으로 안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 공사장은 사고 직후 공사 중단 명령을 받았으나 17일부터 다시 재개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그나마 사망자 없이 이 정도의 사고로 그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총체적 부실 덩어리였다. 철골 구조 공사에서 용접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지켜야 할 최소한도 지키지 않으니 시간과 규모의 문제일 뿐, 사고는 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장 기본부터 부실했다는 것은 시공사인 신세계건설은 물론, 하청업체와 감리업체, 관리감독 기관의 묵인이나 방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하다. 앞으로 경찰이 철저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크든, 작든 모든 안전사고는 인재(人災)다. 여러 공정을 거치면서 한 곳만 제 역할을 해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도 시공과 감리, 관리감독 가운데 한 곳만이라도 원칙을 지켰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신세계그룹이 8천억원을 들여 짓는 복합문화유통시설로 대구 시민 모두 기대가 크다. 앞으로 어떤 사고도 일어나지 않도록 신세계건설은 철저하게 시공하고 대구시와 동구청도 관리감독을 절대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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