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청송군 을지연습 상황실에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백발의 노인들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며 힘겨운 발걸음을 내디뎠지만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노인들은 군청 상황실에서 한동수 청송군수와 직원들의 등을 두드리며 일일이 감사의 목례까지 했다.
이들은 청송지역 독립운동유공자와 유족 등 14명이다. 을지연습으로 연일 고생하는 공무원들을 격려하려고 청송군을 찾은 것. 대부분 팔순이 넘은데다 지팡이가 없으면 한걸음도 떼기 힘들 정도로 몸이 불편했다. 하지만 나라를 위하는 애국심만큼은 누구보다 더 강건했다. 한 군수가 을지훈련의 상황보고를 하는 동안에도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집중하기도 했다.
"우리 할아버지들이 그랬듯 우리 독립운동 유공자 집안의 심장 속에는 언제나 태극기가 펄럭입니다. 팔순이 넘어도 나라를 생각하며 나라를 위해 지금이라도 목숨을 내놓을 수 있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1896년 병신창의(丙申倡義) 당시 청송 의병을 이끈 권성하(權成夏'건국포장) 우익장의 손자 권태원(82) 씨가 두 주먹을 굳게 쥐며 공무원들에게 말했다. 권 우익장은 1895년 일본이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일으키자 이듬해 3월 청송에서 유림을 중심으로 일어난 의병의 선두에 섰다.
청송 의병장인 소류(少流) 심성지(沈誠之·애족장)의 증손녀인 심후남(84) 씨도 남편의 손을 잡고 이곳을 찾았다. 심 씨는 "독립운동가의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지만 그만큼 노력도 뒤따라야 했다"면서 "나라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도 그 노력이 값진 것으로 여기며 누구보다 힘써달라"고 말했다.
한동수 군수는 "호국영웅의 본향인 청송의 애국심을 바탕으로 을지연습을 철저히 수행하고 있다"며 "독립운동유공자 가족들의 응원에 전 직원들이 큰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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