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 추가 도발 꿈도 꾸지 마라

북의 잇단 도발로 남북 긴장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 노동신문이 "우리의 총대는 자비를 모른다"며 김정은이 명령만 내리면 "단숨에 달려가 무분별한 도발자, 평화의 원수들을 이 땅에서 남김없이 소탕하겠다"고 호언했다. 북은 "최근 일련의 도발에 대한 시인과 사과,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의 통지문 접수도 거부했다. 대신 김정은은 전선지대에 준전시 상태 선포와 군인들의 '완전무장'을 명령했다. 북은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강력한 군사 행동으로 넘어가겠다며 추가 도발을 위협하고 있다.

북한의 움직임은 어이없다. 이번에 빚어진 남북 긴장 국면은 북한의 도발에서 시작한 것이다. 도둑고양이처럼 남측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우리 병사들의 작전 지역에 목함지뢰를 설치한 행위는 졸렬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런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이 무력 대응이 아닌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대응한 것은 그나마 의연했다. 이는 북한이 자초한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북이 사과와 반성은커녕 우리 측 확성기를 겨냥해 또다시 포격에다, 추가 도발까지 운운하는 것은 그 숨은 뜻을 의심하게 한다.

북은 김정은 체제 등장 후 3년 내내 요동치고 있다. 북'중 관계 등 국제사회에서는 더욱 고립됐고, 국내적으로는 무자비한 숙청으로 공포 정치란 소리를 듣고 있다. 그러니 최근 일련의 대남 도발은 이런 공포 정치에 따른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결속용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북이 내부 결속용으로 대남 도발을 일삼는다면 이는 구시대적이다. 내부 결속은 대결과 대립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개방과 성장에서 나온다. 이란은 최근 핵 협상을 통해 수십 년 숙적이던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를 복원했다. 쿠바 역시 최근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회복했다. 이들 두 나라 국민은 미국과의 관계 회복에 대해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는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이나 한국에 대해 '전쟁광' 운운하며 빗장을 더욱 걸어 잠그고 있는 곳은 북한뿐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대북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뉴스와 음악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듣는 방송을 전할 뿐이다. 북한이 개방돼 있다면 두려워할 일도 아니다. 북은 도발을 꿈꾸며 체제가 무너질까 두려움에 떨 것이 아니라 개혁'개방을 통해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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