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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맛' 강조한다며 '마약'으로 덧칠해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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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이란 말이 남용되고 있다. 금기시해야 할 단어가 김밥 빵 떡볶이 등 음식류에 너무나 쉽게 붙는다. 그렇다 보니 길거리엔 '마약 김밥' '마약 빵' '마약 떡볶이' 등 마약을 앞에 붙인 음식물 광고가 넘친다. 실제 마약이 들어 있지 않다고는 하나 마약이란 용어가 상술에 이용되는 것은 마약에 대한 경계심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 일이다.

길거리에 '마약'을 앞세운 음식물이 넘쳐나는 것과 실제 마약사범의 증가는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적발된 실제 마약사범은 4.5배나 늘었다. 지난 2004년 69건이던 마약류 단속 실적은 지난해 308건이나 됐다. 올해 상반기 적발된 마약사범 역시 5천130명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천590명에 비해 11.8%나 늘어난 것이다.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사범 역시 2012년 한 해 38명이던 것이 올 상반기만 79명으로 급증했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마약사범 숫자가 1만 명을 돌파할 것이란 추정도 가능하다. 이리되면 인구 10만 명당 20명 이하로 된 유엔의 마약 청정국 지위도 덩달아 흔들리게 된다.

마약이란 필로폰, 코카인, 모르핀 등으로 계속 사용하면 중독성이 생기는 물질이다. 한번 사용하면 차츰 그 양을 늘려야 하고 마침내는 마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장기간 사용하면 그 유해성과 중독성 때문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결국 폐인이 된다.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는 것은 물론 그 자신이 비참한 최후를 맞는 경우도 흔하다. 현행법이 마약에 관한 한 제조에서부터 유통, 판매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단순히 가지고 있는 것까지 엄격하게 처벌하는 이유다.

청소년이 즐기는 음식물에 '마약'을 붙이는 것은 유해성은 무시하고, 중독성만을 강조하기 위한 빗나간 상술이 작용해서다. 마약의 불법성이나 중독자의 비참한 최후를 알게 된다면 함부로 쓰기 어렵다. 용어 사용을 금하는 입법화에 앞서 상인들이 먼저 자제해야 한다. 입맛의 중독성을 강조하기 위해 마약이란 용어를 붙이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 마약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생각하면 '마약'이란 용어 자체는 언제 어디서나 부정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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