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경기, 다시 '음지'로 파고드는 조직폭력배'.
대구 조직폭력배들이 불법 도박판을 운영하다 무더기로 검거됐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3일 가정주부 등을 끌어들여 속칭 도리짓고땡 도박판을 운영한 혐의로 내당동파와 동구연합파, 달성동파 등 대구 3개 폭력 조직에 대해 수사를 벌여 내당동파 두목 A(49)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폭력 조직들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도박장을 운영하며 주부들에게 사채를 빌려준 뒤 이자와 보호비 명목으로 3억6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업 등 이권사업에 매달리던 조폭들이 경기 불황으로 운영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전처럼 도박판이나 불법오락실 등으로 주 활동 무대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여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동안 음지에서 벗어나 합법적 사업에 나섰던 조폭들이 다시 음지로 숨어들고 있다는 것이 경찰 분석이다.
도박판은 조직폭력배 3개 파(내당동파, 동구연합파, 달성동파)가 판을 깔아두면 참가자가 고르는 형식으로 운영됐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마치 백화점을 골라 물건을 사듯이 도박 참가자들이 원하는 판을 골라 정해진 장소에서 열리는 도박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처럼 두목이 직접 가담해 도박판을 운영한 사례는 이례적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지난달 11일에도 동구연합파 소속 C(43) 씨 등 조폭이 포함된 남녀 혼성 도박단 41명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조폭은 일반적으로 돈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경기가 어렵다 보니 두목의 활동영역이 좁아지고 행동요원 사이에서도 소외를 당하는 경우가 있어 전체적으로 조직이 분파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경찰이 관리하는 대구의 조직폭력배는 모두 305명이며 동성로파, 향촌동파 등 모두 12개 파로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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