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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백두산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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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아의 담력을 보여주자/ …/ 호랑이여 오라/ 호랑이 덤벼라 표범 덤벼라 늑대도 곰도 덤벼라/ 안 나오면 쏘겠다/ 오연발로/ 호랑이여 오라/ 올해는 조선 호랑이를 모두 사냥하고/ 내년에는 러시아의 곰을 사냥하세."

1917년 일본 재력가가 주최한 '조선 호랑이 사냥대회'에 따라온 일본 기자가 쓴 정호군가(征虎軍歌)는 한반도에서 왜 호랑이가 멸종했는지를 웅변한다.

식민지 조선의 자원 개발로 돈을 번 일본인 야마모토 다다사부로는 당시 돈 7만~8만원의 거금을 이 대회에 쏟아부었다. 15원이면 쌀 한 석을 사던 시절이었다. 일본서 출발한 원정대의 이름도 호랑이를 정벌한다는 뜻의 정호군이라 붙였다. 호랑이는 전래로 조선의 상징적인 동물이었다. 원정대 이름에서는 조선에 대한 야욕이 넘쳐난다.

대회를 가진 이유 역시 섬찍하다. '근래 점점 퇴패하여 가는 우리 제국 청년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였다고 당시 매일신보 1917년 11월 3일 자는 전하고 있다.

한국 호랑이의 멸종이 일제의 호랑이 사냥 때문이었음은 확연하다.

조선총독부는 소위 해수 구제 정책을 편다며 한반도에서 호랑이는 물론 표범, 늑대, 곰 등을 경찰과 헌병까지 동원해가며 닥치는 대로 잡았다. 당시 총독부에서 수렵 담당을 지낸 요시다 유지로는 1919~1924년 호랑이 65마리와 표범 385마리를 잡았다고 기록했다.

한국 호랑이의 멸종은 조선총독부 통계 연보에서도 확인된다. 1924년부터 9년 동안 단 2마리만 잡혔고, 1934년 1마리, 1937년 3마리, 1938년, 1940년 각 1마리가 잡혔다는 것이 기록의 전부다. 이 또한 북부에서 잡힌 것이고 남부에선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사살된 호랑이가 공식 기록으로 마지막이다.

올 연말 완공을 앞둔 봉화 국립대간 수목원에 '호랑이 숲'이 만들어지고 백두산 호랑이가 새 둥지를 틀게 된다. 중국에서 한'중 수교를 기념해 도입한 백두산 호랑이 4마리가 옮겨올 예정이다. 일제의 야만적 사냥에도 백두산 호랑이가 살아남아 한국 호랑이의 명맥을 이어가게 된 것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이들이 뛰놀 공간은 4.8㏊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 사육하는 대전의 동물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한때 백두대간을 마음껏 누볐을 그 모습은 아니다. 일제에 의해 멸종된 백두산 호랑이가 백두대간을 다시 누비게 될 때 진정한 극일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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