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의 의료질 평가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등급을 받은 경북대병원(본지 8월 27일 자 1면 보도)이 대대적인 덩치 키우기를 해법으로 내놔 지역 의료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심뇌혈관질환이 집중된 삼덕동 본원과 중증 암으로 특화된 분원인 칠곡경북대병원에 부족한 의료진을 대거 확보해 1, 2병원 체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본원과 분원 구조로는 의료질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는 게 이유다.
◆대대적인 의사 확보 나서
경북대병원은 오는 2017년까지 의사 수를 70~100명가량 늘릴 계획이다. 내년부터 모집을 시작해 칠곡 분원의 임상실습동이 완공되는 2017년에는 진료과목을 대폭 확대한다는 것. 삼덕동 본원과 칠곡 분원을 모두 합한 의사 수가 700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5%가량 의사가 늘어나는 셈이다.
병원 측은 삼덕동 본원에는 부족한 중증 암 분야의 진료와 수술을 강화하고, 칠곡 분원은 응급의료과와 심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등의 진료과목 10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의료진이 보강되고 700병상 규모의 임상실습동이 문을 열면 2차 의료기관인 칠곡경북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 규모로 덩치가 커진다.
병원 측은 새로 모집할 의사들을 교육직 공무원인 겸직 교수 대신, 경북대학교 교직원인 기금 교수로 뽑을 계획이다. 공무원인 겸직 교수는 교육부가 정원을 정하지만, 학교법인인 경북대학교 교직원인 기금 교수는 학교 재량에 따라 채용이 가능하다. 칠곡경북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의사의 수가 늘면 진료 분야가 세분화되기 때문에 보다 넓은 분야의 질환을 다룰 수 있게 된다"면서 "전체적인 의료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고, 지역 환자들의 수도권 유출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 확보가 관건
그러나 외연 확대를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전공의 확보다. 흉부외과나 신경외과, 산부인과 등 일부 진료과가 만성적인 전공의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필요한 만큼 전공의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진료과목별 쏠림 현상 등을 막기 위해 전공의 정원을 의대 정원 수준으로 점차 줄이고 있는 점도 변수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전공의 정원을 141명 줄인 데 이어 오는 2017년까지 전공의 정원 299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병원 측은 부족한 전공의를 '진료보조인력'(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로 보완할 계획이다. PA는 마취나 수술동의서 작성 등 의사가 담당할 업무 중 일부를 대신하는 인력이다. 그러나 의료법상 근거가 없어 불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증 암 환자가 많은 칠곡경북대병원의 외연이 확대되면 삼덕동 본원이 상급종합병원에서 2차 종합병원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권역별 중증환자 소요 병상 수에 따라 결정된다. 지역에 중증 질환 환자 수가 확 늘어나지 않는 한 상급종합병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 줄고 선택진료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수지 보전을 받으려면 의료질 평가 결과가 반드시 높아야 하지만 본원과 분원 구조로는 낮은 평가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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