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37) 씨는 최근 4살 난 아들과 함께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을 탔다가 진땀을 뺐다. 황금역에서 전동차에 올라탄 김 씨는 빈자리가 없어 서서 가기 위해 머리 위 손잡이를 잡았지만, 아이는 잡을 데가 없어 서문시장역에 내릴 때까지 엄마 다리를 꼭 붙들고 있어야 했던 것. 수성구민운동장 인근을 지날 땐 전동차가 급격히 기울면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까지 했다.
김 씨는 "전동차 안에 아이 손이 닿을 만한 곳에 손잡이가 없어 넘어지지 않을까 타고 있는 내내 긴장해야 했다"며 "당장 전체 전동차에 어린이용 손잡이를 설치하기 힘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폴리 전동차에라도 우선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아이들을 위한 편의 및 안전시설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3호선의 경우 지상철인데다 노선 굴곡이 심하고 흔들림도 적잖지만 아이들이 잡을 수 있는 손잡이가 없어 불편하고 넘어지는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 3호선은 1, 2호선에 비해 곡선의 각도가 커 전동차의 진동과 기울기가 심한 편이다. 특히 수성구민운동장역, 남산역, 북구청역 등 몇몇 구간은 거의 직각에 가까울 만큼 곡선이 심하다. 그러나 3량(1편성)으로 구성된 전동차엔 성인들이 잡을 수 있는 높이의 손잡이뿐이고, 바닥에서 천장까지 연결된 바(bar) 형태의 기둥도 가운데 칸에만 있어 아이들이 잡을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실정이다.
아이와 보호자에게 불편한 시설물은 전동차 내 손잡이뿐만이 아니다. 유아동승 전용개찰구의 경우 유모차를 이용해 통과하기 힘들거나 나이 기준으로는 통과할 수 있는데도 키와 덩치에 따라 차단기가 내려오기도 해 놀라거나 차단기 사이에 끼이는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유모차에 3살 된 아이를 태우고 유아동승 전용개찰구를 통과하던 한 시민은 갑자기 경고음이 울리고 차단기가 작동하는 바람에 아이를 따로 안고 통과해야 했다. 또 몇 달 전에는 대봉교역에서 5살 난 아이가 유아동승 전용개찰구로 나오는 순간에 차단기가 작동, 끼이는 상황도 벌어졌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전동차 1편성 중 1, 3량에 중간 기둥이 없는 건 긴급 상황 시 탈출용 장비인 스파이럴 슈트를 작동시킬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간혹 개찰구 등이 오작동 하는 경우도 있어 센서 교체 및 프로그램 보완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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