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지할 친구·친척 없다" OECD 34개국 중 꼴찌

한국, 물질적 삶은 나아졌지만 삶의 질은 최하위권

한국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지표상 물질적 삶은 나아졌지만 삶의 질은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가구당 순가처분소득, 금융 자산, 고용 등은 금융위기 이후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사회관계망, 건강 만족도 등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질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최하위 수준이었다.

◆한국, 물질적 삶 개선

한국의 가구당 순가처분소득은 2013년 기준 2만270달러로 OECD 29개 회원국 중 20위였다. 절대 수치는 OECD 평균(2만7천410달러)에 못 미치지만 금융위기 이후 순가처분소득 증가율은 한국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의 연평균 총소득 증가율도 1위였다.

2009년 한국의 고용률(15∼64세)은 62.94%로 OECD 평균(64.94%)보다 2%포인트(p) 낮았지만 지난해(65.35%)에는 OECD 평균(65.88%)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

금융위기 이후 물질적 토대가 나아진 대표적 국가로 OECD는 독일과 한국을 꼽았다. OECD는 "한국은 2009년 이후 가계수입'금융자산'고용의 증가, 장기 실업률 감소 등 대부분 물질적 웰빙 지수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 근로자의 남녀 소득 격차가 20%를 넘는 점은 개선해야 할 점이다. 한국은 에스토니아, 일본, 이스라엘과 함께 OECD에서 남녀 소득 격차가 큰 나라로 꼽혔다. 아울러 소득 상위 20%의 수입이 하위 20%의 6배나 되는 소득 불평등도 해결 과제다.

◆사회관계'건강'대기질 '꼴찌', 안전도 '최하위권'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나 친척이 있는지와 관련한 '사회관계 지원'(2014년) 항목에서 한국은 OECD 34개국 중 꼴찌를 차지했다. 한국은 72.37점을 기록해 OECD(88.02점)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5∼29세 점수는 93.29점으로 OECD 평균(93.16점)보다 높았지만 30∼49세(78.38점)에서 급격하게 낮아졌다. 50세 이상의 점수는 67.58점으로 1위인 아일랜드(96.34점)보다 무려 30점가량 낮았다.

주관적 건강 만족도도 한국은 최하위였다. 한국 사람들의 건강 만족 지수는 2009년 44.8점에서 2013년 35.1점으로 낮아졌다. 밤에 혼자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도 한국(61점)은 34개국 중 28위에 그쳤다. 공기 등 환경 부문에서도 한국의 성적은 저조했다. 초미세먼지(PM-2.5) 노출도(2010∼2012년 평균, 인구 가중치)는 23.83으로 OECD 회원국 중에 가장 높았다.

개인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한국이 10점 만점에 5.80점을 기록해 OECD 34개 회원국과 러시아, 브라질을 포함한 36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15∼29세 6.32점, 30∼49세 6.00점, 50대 이상 5.33점 등 나이가 들수록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었다.

◆어린이들,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 가장 짧아

한국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은 OECD에서 가장 짧은 하루 48분이다. 이 중 아빠가 같이 놀아 주거나 공부를 가르쳐 주거나 책을 읽어 주는 시간은 하루 3분, 돌봐 주는 시간도 3분이다. OECD 평균은 하루 151분이고 이 중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은 47분이다.

한국 어린이들의 학업성취도는 OECD 최상위권이다. 15세 이상 읽기 능력은 2위, 컴퓨터 기반 문제 해결 능력은 1위다. 성인이 돼 투표할 의향이 있는 14세 청소년의 비율이 3위에 이를 정도로 사회의식이 높다. 그러나 15∼19세에 학교를 다니지 않고 취업도 않고 훈련도 받지 않는 방치된 비율이 터키, 멕시코 등에 이어 9번째로 높았다. 14세 청소년 중 지난 12개월간 사회활동에 참여한 비율은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낮았고,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자원활동을 한 비율은 최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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