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화두는 연비 개선 및 환경규제 강화다. 앞으로 연비를 개선하지 않으면 차를 팔 수 없게 된다. 완성차 업체들은 평균 연비를 2025년까지 현재보다 52%, 유럽은 27% 개선해야 한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엔진 효율을 향상시키고, 공기저항을 줄이며, 제동거리를 짧게 하는 등 차량 디자인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같은 개선은 기술력과 안전문제 등과 결부돼 한계가 있다. 따라서 연비 개선 및 환경규제 강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량을 경량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일반적으로 차량이 10% 가벼워지면 연비는 3.2%, 가속성능은 8.5% 향상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은 3.2% 줄어든다.
◆연비개선을 위해서는 경량화가 필수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연비가 좋으면서도 안전한 차'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차량 무게를 가볍게 하면 차체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적게 들어 연비가 좋아진다. 연비가 좋아지면 휘발유와 경유 등 원료 사용이 줄게 되고, 이산화탄소 등 배기가스 배출량은 줄어든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평균 연비를 25% 향상시키기로 했다. 차세대 엔진을 개발하고 차량 무게를 줄이는 한편 친환경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의 중량이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편의성과 안전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관련 기능성 부품들의 적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량을 경량화하더라도 기존 차량의 기능과 사양을 축소하지 않고 품질 안정을 유지하면서 원가상승을 최소화하고 기존 설비를 활용하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결국 완성차 업체의 경량화 기술 수준에 따른 차량 성능 차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첨단소재 이용이 늘어날 자동차 부품
자동차 경량화를 통해 연비를 높이면서도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강하면서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탄력성 있는 첨단 소재 사용이 점차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일반 강판보다 튼튼하면서도 무게 증가는 최소화할 수 있는 초고장력 강판 사용을 늘리고 있다. 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알루미늄 등 첨단 소재의 사용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CFRP는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도와 탄성률을 자랑한다. CFRP는 철에 비해 무게가 4분의 1 정도지만, 강도와 탄성률은 각각 10배와 7배에 이른다. 이 때문에 CFRP는 높은 연료소비효율 달성을 위한 차체 경량화의 핵심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2014년 독일의 BMW는 전기차 'i3' 차체 골격에 CFRP 소재를 적용했고, 'i8' 차체에는 스틸과 CFRP를 혼합해 더욱 진보된 자동차 차체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도 '인트라도'와 고성능 N브랜드의 첫 모델인 'RM15' 등에 알루미늄과 CFRP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8월 출시한 신형 쏘렌토의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에 세계 최초로 CFRP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8㎏이나 감량했다.
결국 자동차 부품에서 CFRP 시장이 고속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CFRP가 적용된 세계 자동차 부품의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2015년 80억달러 이상, 연평균 25% 이상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기업들도 이에 대한 대처를 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적인 차에도 적용하려면 생산단가를 크게 낮춰야 하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잖다.
◆아진산업,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만 없다"
아진산업은 1978년 법인 설립한 후 자동차 차체 부품과 섀시'전장부품 등을 개발'생산해 국내 공장은 현대차에, 미국 공장은 현대'기아차에, 중국 현지공장은 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다.
차체부품이 주력 생산품인 아진산업은 경북도 등과 손을 잡고 차체 부품 경량화에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그동안 차체에 많이 사용하던 철판 사용을 줄이는 대신 초고장력 강판,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등의 비철금속, CFRP 등의 첨단 소재를 이용한 차체 경량화 기술에 관한 연구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는 것.
아진산업 기술연구소 권순덕(40) 신기술연구팀장은 "우리 회사는 도레이 첨단소재와의 협업과 현대차 그룹 남양연구소와 공동 사업으로 차량 앞면에서부터 천장 루프까지 들어가는 에이필러 부품 충돌보강재를 CFRP로 대체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연구는 내년 중순까지 진행하고 향후 테스트 등을 거쳐 실차 적용 타진 후 2019년 양산체제로 갈 수 있는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라고 했다.
권 팀장은 "바퀴 위에 스프링 달린 지지대를 고정시키는 부품(서스펜션 마운틴), 운전석 측면 시트밸브, 배터리 케이스 등에 탄소섬유 소재를 혼합한 시제품을 개발하고 강도와 내구성 시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성과를 보았고 실차 테스트 등을 거쳐 완성차의 요구를 충족시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 기술연구소장인 이춘우(49) 상무는 "CFRP를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탄소나노섬유 등을 이용해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과 혼합, 차체나 부품의 강도를 강화하는 기술개발 등 다각적인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아진산업은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영남대'금오공대 등과 산학연 협력, 일본'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 등 탄소섬유 선진 기업과의 기술세미나와 협업을 통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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