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전통시장 5곳이 특화시장으로 새롭게 변모한다. 대구시가 30일 발표한 전통시장 활성화 계획에 따르면 그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로 재편한 특화시장을 2019년까지 중'동'서'남'북부 등 5개 권역에 한 곳씩 만들고 이를 지원하는 '전통시장진흥센터'도 설립한다. 시는 중소기업청 '전통시장 진흥사업' 공모를 통해 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장 특화사업은 쉽게 말해 서문시장의 야시장을 특화하거나 청년에게 빈 점포를 빌려주고 서비스'생계형 창업이 활성화되도록 돕는 청년 창업 특화시장 등 맞춤식 시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시장 기능을 거의 잃었다가 최근 프랜차이즈시장으로 변신한 서부시장이나 2009년 상인과 예술인, 중구청이 뜻을 모아 김광석 거리 조성 등 주변 환경을 일신하면서 관광 특화시장으로 거듭난 방천시장이 좋은 모델이다.
눈에 띄는 것은 시장 구성원과 진흥센터가 콘텐츠와 스토리 발굴에 함께 협력하고 시장 발전 방향을 주도해나간다는 점이다. 행정기관이 특정 전통시장을 지정한 뒤 그에 맞춰 시장을 바꿔나가는 기존 방식과 거리를 뒀다는 점에서 전통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제까지 정부 주도의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책은 하드웨어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시장도 콘텐츠 승부라는 점에서 이번 계획은 시의적절한 방향 전환이다. 특히 대도시 시장의 경우 시설 현대화에는 성과가 있었으나 시장 고유의 문화나 재미, 감성 등 소프트웨어 측면은 취약했다. 소비자를 시장으로 끌어들일 매력이 그만큼 부족했다는 말이다.
시장이 가진 특유의 콘텐츠를 완성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편리한 교통, 친절과 청결, 건전한 상거래 질서 등 신뢰도를 높여야 전통시장의 흡인력도 높아진다. 특화 노력에다 시장에 대한 시민 인식과 이미지를 개선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전통시장 되살리기는 완벽한 계획과 많은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무리하게 빈약한 콘텐츠를 덧입힌 뒤 시장이 저절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기능은커녕 역효과만 낳는다. 이런 함정을 피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전문가를 참여시켜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 방천시장 등 기존의 전통시장 리모델링 과정에서 불거진 임대료 상승 등 문제점도 적극 보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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