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대구 남산동 천주교대구대교구청 내 성직자 묘지에 대구대교구 소속 사제들이 한데 모였다. 1년에 한 차례 열리는 사제총회 미사 때문이기도 했지만, 올해는 특별한 의미도 함께 담기 위해서였다. 바로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 선포를 위한 자리였다.
지난해부터 국내 천주교 평신도들이 '기본과 본분에 충실하자'는 취지로 펼치기 시작한 이 운동에 국내 천주교 사제들 가운데 최초로 대구대교구의 사제들이 동참한 것이다.
이날 미사 중 대구대교구 5개 대리구 대표 사제들은 ▷우리는 사제답게 성무에 충실하겠습니다 ▷우리는 사제답게 복음 선포에 최선을 다하고 복음 말씀을 살겠습니다 ▷우리는 사제답게 성무일도를 성실히 바치며 기도의 모범이 되겠습니다 ▷우리는 사제답게 하느님의 백성을 섬기고 봉사하는 사제가 되겠습니다 ▷우리는 사제답게 사제단의 일치와 형제애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등 5개 선언 항목을 발표했다.
이날 미사 주례를 맡은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사제가 본분을 다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다 돌아가신 사제들이 묻혀 있는 성직자 묘지에서 오늘 다짐하는 것이라 특히 의미 있다"고 했다.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은 지난해부터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교황의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의 뜻을 지속하기 위해 시작한 캠페인이다. 여기에 세월호 사고에 따른 자성의 의미도 더해졌다.
이후 전국 천주교 교구 및 단체로 확산되기 시작한 이 운동에 대해 이웃 종교계도 관심을 나타내고 뜻을 모았다. 지난 2월 25일 국내 7개 종단 신자 대표들이 서울 조계사에서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 선포식을 가졌다. 지난 9월 1일에는 국회의원들도 동참했다.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답게 살겠습니다' 선포식에는 정의화 국회의장 등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결의문을 낭독하고 참된 정치인이 될 것을 다짐했다. 같은 달 19일에는 대구대교구 평신도협의회가 한티순교성지에서 '답게 살겠습니다' 선포식을 가졌고, 이튿날인 20일에는 대구대교구 내 모든 본당에서 선포식을 이어나갔다.
이러한 움직임을 지켜봐 온 대구대교구 소속 사제들은 운동에 동참하자는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고, 수개월간의 논의 끝에 5개 선언 항목을 선정, 이날 선포식을 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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