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은행, 급증한 소비자 분쟁 보고만 있나

대구은행에 대한 고객 불만이 올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대구은행의 민원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4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건)에 비해 무려 258% 늘었다. 민원 발생 증가율로 따지면 전국 17개 은행 중 가장 높다.

대구은행의 민원분쟁 건수는 우리은행(320건)이나 KB국민(310건), NH농협(275건), 신한(214건) 등 시중은행에 비하면 훨씬 적다. 하지만 같은 지방은행으로 최근 2년간 민원분쟁 조정 신청이 단 한 건도 없었던 제주'전북'광주은행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경쟁 관계인 BNK부산은행만 해도 올해 고작 10건에 그쳤다.

대구은행만 유독 올 들어 소비자 민원분쟁이 많고 특히 급증세라는 점은 우려할 대목이다. 전국 17개 은행 전체의 민원분쟁이 지난해 대비 약 5% 감소했지만 대구은행은 거꾸로 급증한 것이다. 대구은행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민원 발생 평가등급에서 줄곧 1등급을 받는 등 모범 은행이었다. 그런데 올해, 그것도 3분기에만 32건의 분쟁이 발생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민원분쟁은 대체로 대출 관련 사항이 많다. 금감원이 민원 조정 신청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과도한 담보 요구나 높은 대출 이율, 대출금 조기 상환 요구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대출과 상계한 소위 '꺾기' 행위나 수수료 과다, 복잡한 대출서류 문제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소비자 불만 사항이다.

DGB금융그룹은 대구은행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7년을 기점으로 전국적 영업망을 갖춘 자산운용'보험'증권 등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지역민의 입장에서 대구은행의 이 같은 외형적 성장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지역 중심으로서의 신뢰와 책임의식, 고객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소비자 민원이 급증한 원인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소비자 불만 해소와 예방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구은행에 대한 소비자 민원과 불만이 은행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차분한 점검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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