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노팁 선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지난 2002년 말 독일어학회는 올해의 단어로 '토이로'(Teuro)를 선정했다. 토이로는 '비싸다'는 뜻의 독일어 토이어(teuer)와 유로(Euro)를 합성한 신조어다. 2002년 1월 1일부터 독일 등 EU 12개국에 유로화가 도입되면서 물가가 크게 올랐다는 의미로 당시 독일 사회 분위기를 잘 대변하는 용어다.

당시 1유로는 1.95583마르크(DM) 비율로 바꿔 주었는데 거스름돈 계산이 어려워지자 물품 가격의 끝자리를 올리면서 물가 인상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독일연방은행도 보고서를 통해 유로화 도입 초기 식당과 이'미용실, 세탁소, 극장 등 서비스업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인정했다. 특히 음식값을 치르고 남은 잔돈으로 팁을 주는 데 익숙한 소비자들이 유로화 잔돈을 팁으로 남겨 두면서 팁이 자연스레 두 배 가까이 오르자 고객 불평도 그만큼 높아졌다.

흔히 팁은 에티켓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무척 낯선 문화다. 유래가 명확하지 않지만 팁은 18세기 영국의 한 선술집에서 신속한 서비스를 보장하겠다는 뜻에서 항아리에 동전을 넣게 한 것이 출발이라고 한다. 'To Insure Promptitude' 글귀의 첫 음절(TIP)에서 나왔다는 주장이다.

이런 팁 문화가 유럽에서 미국에 전해져 이용료의 10% 수준의 팁은 미국 전통이자 불문율로 인식됐다. 뉴욕 등 대도시의 경우 15%의 팁이 기준이다. 팁은 종업원의 낮은 임금을 보전해 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적 사고방식으로 직원 임금은 업주의 몫인데도 서비스를 이유로 고객에게 부담을 지운다는 인식도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팁 액수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도 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운다. 터치스크린 결제가 보편화하면서 뉴욕의 일부 카페의 경우 아예 25%, 50%, 75%의 팁 버튼을 표시해 고객 불만이 높다고 한다. 4달러짜리 커피 한 잔 마시고 카드로 결제하면서 1달러, 2달러, 3달러의 버튼을 눌러 팁을 지불해야 하는 현실이 문제가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분쟁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노팁 문화가 서서히 번지고 있다. 최근 일부 유명 레스토랑 체인이 '노팁'(No-Tip)을 선언하는 등 분위기가 확산하는 중이다.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는 시대적 추세에다 과도한 팁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몰고 온 현상이다. 무엇이든 상식선을 넘어서면 반작용도 크다는 사실을 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서 귀국하자마자 청와대에서 부동산·주식 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국민 눈높이 맞춤형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대구의 상가 1층 공실률이 급증하고 있으며, 2분기에는 10.2%로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
경북 포항에서 해병대 20대 부사관이 총기 사고로 숨진 채 발견되었고, 군 당국은 총기 관리의 허점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와 경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과의 엔화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우정의 신호'로 설명하며, 일본과의 공동 개입이 28년 만에 이루어..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