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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세운 23번째 '평화의 소녀상'…포항 환호해맞이공원서 제막식

7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픔은 지워지지 않았다. 할머니는 가슴이 메는 듯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을 닮은
7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픔은 지워지지 않았다. 할머니는 가슴이 메는 듯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을 닮은 '평화의 소녀상' 손을 애처롭게 꼭 잡았지만 "신문에 얼굴은 안 나오게 해주이소"라고 기자에게 당부했다. 할머니는 위안부로 고초를 겪은 후 현재 포항에 살고 있다. 포항 환호여중 유채연(14) 양은 독도 글짓기 대회에서 받은 상금으로 평화의 소녀상에 모자와 목도리를 선물한 후 손을 꼭 잡고 있다. 17일 경북 포항 환호해맞이공원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당신들의 아픔을 잊지 않겠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회복을 위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제막식이 17일 포항시 북구 환호해맞이공원 돛대쉼터에서 열렸다. 경상북도에서는 지난 2일 군위군에 이어 두 번째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다. 소녀상 제작은 전국 23곳의 소녀상 건립에 참여한 김석영 작가가 맡았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포항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가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시민 300여 명이 참석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함께 공유했다. 특히 이날 포항시 북구 죽장면에 사는 위안부 피해자 박모(87) 할머니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건립추진위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모금한 금액 중 남은 1천만원을 박 할머니에게 위로금으로 전달했다. 또 나머지 금액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사회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포항여성회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번 행사를 위해 '포항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지난 8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2개월 동안 기금을 모금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최초 모금액인 6천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 시민들의 높은 관심으로 모였다. 건립추진위에 따르면 이번 모금에 개인 3천583명과 단체 87곳이 참여해 총 8천736만800원을 기부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과 지난 광복절에 제막식을 가진 대구여고 교정의 소녀상을 비롯해 전국 23곳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 또 연말까지 7개의 추가 건립이 예정돼 있다. 해외에서도 지난 2010년부터 미국 뉴욕, 워싱턴 동부, 유니온 시티 등에 9개의 소녀상이 세워졌으며 내년도에는 캐나다 등지에 2개가 더 설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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