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병환 중에 있는 부친을 모시고 비슬산 중턱에 있는 동굴에 숨어서 피란하던 네 아들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왜병들이 굴 앞을 지날 때 천식이 심한 부친이 기침을 하자 왜병들이 굴 안에 사람이 있음을 알고 나오라고 하여 효성이 지극한 맏아들이 대신 나아가 죽임을 당하였다. 이와 같은 일이 네 차례나 있게 되자 둘째, 셋째, 넷째 아들까지 모두 죽임을 당하였고 다섯 번째 기침 소리에 왜장이 굴 안을 확인하니 병든 노인이 혼자 있었다. 노인에게 전후 사정을 모두 들은 왜장은 네 형제의 지극한 효성에 감동하여 '이 사람은 효자의 아버지이니 해치지 말라'라는 글을 써주고 살려 보냈다고 한다."
달성군 유가면 '사효자굴'에 얽힌 이야기이다. 달성군은 최근 이 '사효자굴'과 다사읍의 '해랑교', 현풍면의 '늦돌아비 부부'에 얽힌 이야기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각각 제작 및 설치,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현실로 끄집어냄으로써 이야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있다. 또한 인문학 서적 '대구의 뿌리 달성 산책' 시리즈로 '달성 마을이야기' '달성의 소리' '사문진과 한국 첫 피아노'를 각각 발간하여 달성군의 전통과 문화 관련 생생한 자료를 기록 및 보존하고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이 사업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21세기 문화의 시대는 체험과 감성의 문화이며 역사, 문화유산 등 잠재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상품화하는 스토리텔링의 시대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몇 줄의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대장금'의 성공이 한류 열풍을 일으키며 끼친 파급 효과를 보면 너무도 잘 알 수 있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충효의 고장 달성군은 품격 높은 역사와 문화의 고장으로 무궁무진한 문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달성문화재단은 이것을 가공한 문화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900년 3월 26일 사문진으로 들어온 한국 첫 피아노를 모티브로 한 '100대 피아노 콘서트'와 뮤지컬 '귀신통 납시오', 1970년대 강정에서 실험미술의 격류를 열었던 현대미술제를 계승'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강정 대구현대미술제', 도가 동쪽으로 왔다고 해서 도동서원으로 사액된 도동서원의 사액 봉행을 전국 최초로 재현한 '도동서원제', 각 마을마다의 고유한 정체성을 잘 살려 만든 '달성 마을깃발' 등 달성이 발굴한 보물들은 이제 달성군의 고유한 문화 브랜드가 되었으며 달성 군민들에게 역사와 문화의 중요성과 가치를 일깨우고 군민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날 그저 '대구의 변방' 쯤으로만 폄하되던 달성군이 지금 '대구의 뿌리'로 꽃피고 있는 이면에는 바로 이런 문화의 힘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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