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인 112명이 대구 명소 둘러보고 엮은 '문학 작품'

대구문인협 '대구톺아보기' 발간… 팔공산·고모령·근대골목 등 8곳

대구 문인 112명이 대구 곳곳 명소를 소재로 쓴 문학 작품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최근 대구문인협회가 펴낸 '대구톺아보기'(377쪽, 2만원)다.

책 제목은 '대구를 샅샅이 훑어가며 살핀다'는 뜻이다. 제목처럼 대구의 이야기를 찾아 문학으로 재조명하는 것은 물론, 문학을 매개로 시민 및 방문객들에게 대구를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로 기획된 책이다.

책 집필을 위해 대구문인협회는 지난해 '대구 문인의 날'이었던 9월 6일, '2015 대구문학제' 프로그램 중 하나로 회원 및 시민 300여 명과 함께 대구의 명소를 둘러보는 '대구기행'을 진행했다. 흔히 하는 '바람 쐬러 가는' 나들이가 아니었다. 대구 곳곳을 8개 코스로 나눠 돌아봤고, 참가자 중 문인 112명이 이날의 감상을 1인당 한 편씩 시, 시조, 수필, 소설로 써서 책 원고로 내놨다. 팔공산, 비슬산, 고모령, 사문진, 녹동서원 등 대구의 비교적 외곽 지역은 물론 대구근대골목, 수성못, 달성공원 등 시내 지역까지, 대구 전체를 아우르는 탐방이 진행됐다.

문인수 시인은 대중가요 '비 내리는 고모령'의 현장 고모역을 찾아 낮달을 봤다. 문 시인은 고모역을 두고 '돌아오는 이 없는 도시 속 오지'라며 '허공의 폐역, 어머니를 돌아보라, 헌 집에 홀로 사시다 저 낮달이 된 지도 오래되었다'고 표현했다.(고모역의 낮달) 문무학 시인은 봉무공원의 단산지(붉은 흙이 나오는 저수지)를 찾아 저수지의 못물, 둘레길, 나비생태학습관에 대해 그리움, 외로움, 슬픔을 해소하고 꿈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소개했다.(단산지)

도광의 시인은 월광수변공원에 있는 전상렬 시인의 문학비를 실제 전상렬 시인으로 설정, '선생 앞엔 파랑 못물이 상큼한 입맛으로 함박눈 받아먹고 있다'거나 '박쥐우산 든 커플 연인들이… 키스를 하고 있으면 선생은 함박눈 맞으며 웃고 계신다'며 문학비 주변 풍경을 생생하게 스케치했다.(시비 선생) 마침 이 책은 대구 곳곳에 설치돼 있는 문학비들도 사진에 설명을 곁들여 소개한다. 대구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작고 문인 이상화, 현진건, 백기만, 조지훈, 박목월 등 모두 25인의 문학비를 다룬다. 이들 문학비는 2'28기념중앙공원, 두류공원, 달성공원 등 대구 주요 공원에 설치돼 있다. 공원을 찾는 시민 및 방문객들이 참고할 만한 정보다. 이 책은 참신한 기획 아래 문학과 지역을 연결한 기록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호병 대구문인협회장은 "대구문학은 시대적으로 신라 향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공간적으로는 대구에서 문학의 씨를 틔우며 한국 문단의 별이 된 분들의 문학까지 범주로 삼을 수 있다"며 "이 책처럼 숱한 이야기들의 잠을 깨우는 시도를 통해 대구문학은 한층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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