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치맥페스티벌'(이하 치맥축제)이 축제 현장에서 생맥주를 판매하기 어려운 관련법상의 한계 때문에 다양한 맥주 브랜드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법 개정을 제안하는 등 축제를 풍성하게 할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4회째 열리는 '치맥축제'는 교촌치킨, 땅땅치킨 등 대구 출신 치킨 브랜드들의 각축장이자 전국 관광객의 '맛 탐방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매년 참가하는 치킨 브랜드만 수십 종에 이른다.
그러나 치맥축제에 참가하는 맥주 브랜드는 메인 협찬사 한 곳과 국내 맥주 제조사 한두 곳, 세계 맥주 브랜드 서너 곳 등에 그친다. 축제에서 맛볼 수 있는 맥주의 다양성을 확대하고자 대구시는 지난해부터 대한수제맥주학회를 초대하기도 했다.
주류업계는 치맥축제에 참가하는 맥주 브랜드가 다양하지 않은 이유로 주세법을 지목하고 있다. 대구지방국세청에 따르면 주류의 판매 및 세금 징수 등을 규정한 주세법 및 국세청 고시에 따라 주류 제조사는 소비자에게 주류를 직접 유통'판매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송도세계문화축제 등 국내 맥주 관련 축제에서는 주류 유통'판매 허가를 받은 프랜차이즈 주점 브랜드나 유통업체를 통해서만 주류를 판매하고 있다. 치맥축제 방문객들이 시음 때는 생맥주를, 구입할 때는 소비자용 캔맥주를 맛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류 유통'판매 자격이 없는 중소 규모 수제 맥주 제조업체들은 더욱 막막한 상황이다. 지난해 치맥축제에 참가한 전국 수제 맥주 업체들은 하는 수 없이 축제에 참가한 도매업체 '장보고식자재마트'에 수제 맥주를 납품한 뒤 마트 부스를 통해 맥주를 제공해야 했다.
치킨 업체도 자체 부스에서 생맥주를 판매하기는 하지만 그 종류가 많지 않아 축제 분위기를 북돋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주류 제조사들은 "축제가 열리는 닷새 동안 수익도 내지 못한 채 큰 비용을 들여 가며 홍보만 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치맥축제에 참가한 한 주류 제조사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캔맥주, 병맥주보다 맛이 풍부한 생맥주를 판매하는 편이 홍보나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된다. 지금처럼 시음용 맥주만 제공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며 "해외 맥주 축제처럼 제조사가 생맥주를 직접 판매할 여건이 된다면 많은 주류 제조사의 참가 의향이 높아지고 소비자도 풍부한 맥주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류 유통'판매업체를 거치면 축제 방문객의 비용 지출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대구시는 축제에 참여하는 맥주 브랜드를 다양화할 다른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 가운데 한 가지가 '지자체 단위 대규모 축제에서는 임시로 제조사의 주류 판매를 허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주세법 개정을 제안하는 것. 식품유통법이나 주세법 등의 규제로 인해 전국의 음식'주류 관련 축제가 제약을 받고 있는데, 이 같은 규제를 개선할 필요성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제조사의 생맥주 판매가 가능해지면 국내외 유명 맥주 제조사는 물론 전국의 소규모 수제 맥주 제조사들도 축제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유일한 국내 치맥 문화를 더욱 키우기 위해 합법적이면서도 합리적인 맥주 브랜드 유입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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